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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맨2' '검은 수녀들' '말할 수 없는 비밀' 포스터 |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속편이냐, 스핀오프냐, 리메이크냐.
서로 다르면서도 비슷한 성향을 가진 극장 영화들이 설 연휴, 흥행 경쟁을 펼친다. 지난해 연말 개봉작인 '하얼빈'(감독 우민호)과 '소방관'(감독 곽경택)이 선전 중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대박이 났다'고 말할만한 흥행작은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극장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길을 가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인 성수기로 여겨지는 설 연휴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민 영화들의 성향에 공통점이 있어 눈길을 끈다.
설 연휴 기간 개봉하는 장편 상업 한국 영화는 4편 정도 된다. 22일 개봉한 '히트맨2'와 24일 개봉한 '검은 수녀들'과 '귀신경찰', 그리고 27일에 개봉하는 '말할 수 없는 비밀' 등이다. 그중 고(故) 김수미의 유작인 '귀신경찰'은 손익분기점이 50만 명으로 나머지 세 편에 비해 다소 적은 예산으로 완성된 중소형 영화다. '귀신경찰'을 제외한 세 편의 영화는 모두 인기 있는 원작이나 전편 등의 오라에 다소 기대어 있는 작품이다.
가장 먼저 개봉하는 '히트맨2'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개봉해 약 2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히트맨'의 속편이다. 1편의 주인공이었던 권상우뿐 아니라 정준호, 황우슬혜, 이이경, 이지원 등 주요 배역들이 같은 역할로 모두 재출연했다. 1편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에서 탈출한 비밀프로젝트 방패연 출신 전설의 암살 요원 준(권상우 분)이 자기 경험을 담은 웹툰을 그린 뒤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깃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액션과 코미디가 조화된 2020년 당시에도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했고 대중적이고 유쾌한 내용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대박'을 내지는 못했으나 다행히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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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맨2' 스틸 컷 |
그 때문인지 주연 배우인 권상우는 지난 15일 언론배급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1편이 2편이 나올 만큼 500만 넘고 했던 영화가 아니었는데 아쉬움이 많았다, 다른 채널로 영화를 보신 분들이 많아서 2편 들어갈 때 복수전의 느낌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비록 극장에서 '대박'을 내지는 못했지만, IPTV·VOD 서비스 등에서 호평이 많았던 만큼 1편 때보다는 극장 상황이 나아진 지금 '형보다 나은 동생'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 내포된 발언이다. '히트맨2'는 대히트 흥행 작가에서 순식간에 '뇌절작가'로 전락한 준이 야심 차게 선보인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하루아침에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지난 22일 개봉 뒤 23일까지 이틀간 박스오피스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4일까지 누적관객수는 24만 893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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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녀들' 스틸 컷 |
'검은 수녀들' 역시 성공적인 전작의 세계관을 품고 있는 스핀오프 영화다. 이 영화의 전편은 2015년 개봉해 김윤석, 강동원이 주연을 맡아 약 54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영화 '검은 사제들'이다. '검은 사제들'은 지난해 '파묘'로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장재현 감독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었다. '검은 사제들은 개봉 당시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다. 이 영화는 B급 감성의 '오컬트' 소재를 메이저 영화로 끌고 와 흥미로운 '미스터리 어드벤처'로 완성했고, 두 사제의 관계성과 오컬트 영화임에도 유머러스한 지점이 있어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검은 수녀들'은 '검은 사제들'을 제작한 제작사 영화사 집에서 기획한 스핀오프 영화다. 장재현 감독이 스핀오프의 제작에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검은 수녀들'은 상당수 전편의 세계관과 연결성을 유지하며 전편 팬들의 관심을 끈다. 또한 드라마 '더 글로리'를 통해 로맨스가 아닌 다른 장르물에서도 빛날 수 있음을 증명하며 상한가를 치고 있는 송혜교와 '믿고 보는 배우' 전여빈의 '워맨스' 영화라는 점도 관객들의 기대 포인트다.
'검은 수녀들'은 개봉 당일인 24일 16만 3730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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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비밀' 스틸 컷 |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대만 로맨스 열풍의 효시로 여겨지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2008)을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영화다.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주걸륜, 계륜미 같은 대만의 청춘스타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얻는 계기가 됐던 작품이다. 원작 개봉 후 무려 17년 만에 개봉하는 우리나라 리메이크 영화는 보이그룹 엑소 출신 가수 겸 배우 도경수와 배우 원진아, 신예은 등이 주연을 맡았다.
오는 27일에 개봉하는 이 영화는 리메이크작이라는 점에서 장단점을 갖고 있다. 어느 정도 재미가 보장된 이야기를 다루기에 안전하지만, 원작과의 비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대해서는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두 주연 배우의 멜로 연기에 대해서는 호평이 주를 이룬다. 과연 이 영화가 원작의 후광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