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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토에버가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이 승승장구하자 자회사도 낙수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싱승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홀로서기'에 나서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오토에버 매출은 전년 대비 21.2% 증가한 3조713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2244억3400만원, 당기순이익 1751억8200만원으로 각각 23.7%, 24.9% 상승했다. 매출 증가로 인한 외적성장과 이익률 개선으로 내실까지 잡았다. 현대오토에버의 전 사업 부문 시스템구축(SI) 26.6%, IT아웃소싱(ITO) 15.2%, 차량소프트웨어(SW) 25.8% 모두 두자릿수 상승을 나타냈다. 실적 상승 배경으로는 전체 매출의 90%를 웃도는 현대차그룹의 수혜가 꼽힌다.
현대오토에버는 그룹 내 SW 역량을 통합하고 해외 신공장 디지털화를 주도해 실적 성장을 이뤘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부문은 SI다. 이 부문에서 1조278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 차세대 ERP 시스템, 북미 현대차 제네시스 차세대 CRM,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IT 인프라 및 시스템 구축이 실적을 견인했다. 전체 매출의 43.9%를 담당하는 ITO 사업에선 계열사 IT 운영 매출과 국내외 커넥티드카 서비스(CCS) 운영 확대가 실적에 도움이 됐다.
현대차그룹의 디지털 전환 속도와 범위는 확장될 전망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스마트 팩토리, AI·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AI 역량 강화를 위해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약을 맺으면서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SW역량 강화에 들어가는 연구인력, 비용,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전 차종 SDV 전환 기조에 따라 현대오토에버 SW 사업부문의 성장도 기대된다. 차량용 AI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고도화와 더불어 주요 글로벌 사업장에서 구독형 SW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게 되면 수익성 또한 개선된다.
매출 상당부분을 그룹사 내부 거래에 의존하고 있는 현 상황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IT업계 관계자들 또한 현대차 프로젝트로 쌓은 경쟁력으로 외부고객 영입에 나설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이에 김윤구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를 필두로 AI 도입이 더딘 동남아시아 인접 국가들을 위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도 최대의 지도 전문 기업인 '맵마이인디아'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현지 맞춤형 네비게이션 시장에 뛰어든 것이 대표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