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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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도가 높은 공공기관·대형 사업체의 일자리 채용이 줄자 청년 고용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 감소로 인해 청년들은 의욕을 꺾고 구직시장을 떠나고 있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체 월평균 취업자는 314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5만8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2018년 5만명 늘어난 뒤로 6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300인 이상 대형 사업체의 취업자 증가 폭은 2022년 18만2000명을 기록한 뒤 2023년에는 9만명으로 반토막 났으며, 지난해에도 36% 줄어드는 등 3년째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본사·지사·공장 등의 총 직원이 300인 이상인 대형 사업체 중 상당수는 중견·대기업에 속하는 만큼 선호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일 가능성이 크다.


질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취업자는 작년 6000명 줄며 전년(-4만2000명)에 이어 2년째 감소세다.

반면 운수·창고업 취업자는 같은 기간 5만6000명 늘어났고, 운수·창고업 취업자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한 택배기사 등 플랫폼 근로자들이 속해 있다.

높은 고용 안정성으로 선호도가 높은 공공기관 취업자 수도 최근 감소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399개 공공기관이 채용한 일반정규직(이하 무기계약직·임원 제외)은 전년(2만207명)보다 287명 줄어든 1만9920명을 기록, 2만명 선이 무너졌다.

최근 수출 호조세속이지만 대기업·제조업 취업자가 줄어드는 것은 고용 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도체 산업에 성장세가 집중된 점과 관련이 있고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입보다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기조가 확대된 영향도 있다.

윤석열 정부의 대규모 세수 펑크·긴축 재정 기조와 과다한 부채를 줄이기 위한 재무 정상화 노력은 공공기관 채용 문을 좁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 부족은 청년의 구직시장 이탈을 늘리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현실은 최근 '쉬었음' 청년 증가세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쉬었음'은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그냥 쉰다"고 답한 이들로 취업자·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지난해 '쉬었음' 청년은 전년보다 2만1000명 늘어난 42만1000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44만8000명)을 제외하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최근 청년층 인구가 줄고 있음에도 오히려 '쉬었음' 청년이 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청년들의 구직 의욕 저하가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12월 발표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사회 이동성 개선방안·2025년 경제정책 방향 등을 통해 청년 일자리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대부분 취업 맞춤형 프로그램 등 지원책에 머물러 있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구직 지원책만으로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상계엄 사태,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최근 고용시장이 둔화하는 점은 올해 청년 고용 전망을 더 어둡게 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총평에 '고용 둔화' 진단을 추가, 경제 상황 우려 수위를 높였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증가 폭 목표치를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12만명)으로 낮춰 잡았지만, 탄핵정국·관세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청년 고용은 작년보다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가 늘지 않은 상황에서는 '쉬었음'이나 실업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