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생 살해 사건과 관련해 가해 교사의 범행이 우울증과 무단하다며 '묻지마 범죄'로 판단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11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피살된 김하늘 양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대전 초등생 살해 사건과 관련해 가해 교사의 범행이 우울증과 무단하다며 '묻지마 범죄'로 판단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11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피살된 김하늘 양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8세 김하늘양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여교사의 범행이 우울증과 무관하다며 반사회적 성격장애에 의한 '묻지마 범죄'로 판단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전해졌다.

지난 13일 YTN라디오 '이익선 최수영의 이슈&피플'에 출연한 범죄심리 전문가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가해 교사에 대해 "우울증은 이런 종류의 폭력 행위와 전혀 인과관계가 없다"며 "많은 교사가 업무의 어려움으로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를 교직 부적응자로 낙인찍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가해 교사가 복직 3일 만에 '짜증이 났다'고 했고, 컴퓨터가 잘 안된다며 기물 파손하는 등 폭력적 행동을 보인 것과 관련해 "우울증보다는 성격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사회적 성격 장애 등이 있는 사람들이 분풀이로 가장 방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상대로 일종의 복수극을 벌이는 거다. 가해자가 근무하던 공간 내에서 가장 방어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를 선택했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번 사건이 '묻지마 살인'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후 '어떤 아이든 상관없다. 같이 죽을 생각으로'라는 가해자 진술에 대해 "성격 장애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라며 "우울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자해 성향을 보이지만, 성격 장애 환자는 현실 부적응과 불만으로 이런 표현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의도가 있어서 이렇게 얘기한다기보다 자기 생각이 발각됐기 때문에 (강한 처벌 등을) 피해 보려고, 오갈 데 없는 상황에서 자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교사는 사망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또 계획범죄 가능성도 크다고 봤다. 이 교수는 "(범행) 시간대도 선택했고, 장소도 방음 장치가 있고 CCTV가 없는 시청각실을 선택한 점 등이 기준이 된다"이라며 "원래 학원에 가야 했던 피해자를 유인해 시청각실로 데리고 갔다. 이런 과정이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신상정보 공개 여부와 관련해선 "가해자가 가족이 있을 걸로 추정된다"며 "심사하는 회기마다 또 누가 심사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오후 5시50분쯤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8세 김하늘양과 40대 여교사가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하늘양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14일 발인을 마친 뒤 하늘양 유해는 대전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