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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대전이 시작됐다.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이라는 출범 취지로 탄생한 인터넷은행의 네번째 주인공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자장사' 한계에 직면한 '원조' 인터넷은행을 넘어선 혁신과 포용금융의 수익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 결과 한국소호은행과 소소뱅크, 포도뱅크, AMZ뱅크 등 총 4곳이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공개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평가 항목과 배점은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150점), 대주주 및 주주 구성계획(50점), 사업계획 혁신성(350점), 사업계획 포용성(200점), 사업계획 안전성(2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50점) 등 총 1000점으로 구성됐다. 특히 비수도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공급 계획이 이번에 처음으로 추가됐다.
금융위는 민간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포함한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6월 중 예비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예비인가를 받은 사업자는 금융위에 인적·물적 요건을 갖춰 본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이후 본인가가 결정되면 6개월 이내에 영업을 개시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네번째 인터넷은행 심사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법령상 요건과 함께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혁신성 및 포용성과 그 실현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자장사' 배불리는 카카오… 주담대, 신용대출 추월
금융당국이 제4 인터넷은행 심사에 강조한 것은 자본금 충족과 포용금융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주요 평가 항목 및 배점'을 발표하면서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 '포용성(사업계획)' 부문의 배점을 직전 대비 각각 50점 높였다. 특히 '신파일러(금융 이력이 적어 대출받기 힘든 사람)' 대상으로 자금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는 지난해보다 3조3183억원(4.8%) 늘었다.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이라는 출범 취지로 내세운 인터넷은행들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개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021년 말 33조4828억원에서 지난해 말 69 5385억원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특히 주담대 잔액은 2021년 말 10조3135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34조4783억원으로 3.3배나 급증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24조6932억원으로 이 기간 2.7배로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중 주담대 잔액은 2023년 6월말 신용대출 규모를 넘어섰고 최근 중·저신용자 대출상품 개편에 나서는 등 여신 포트폴리오를 손질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4월1일부터 '중신용플러스대출' 신규 판매를 종료한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하반기부터 자체 신용 기반 중신용대출과 중신용플러스대출을 판매했으나 내달부터 '중신용대출' 하나로 통합해 운영한다.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는 앞으로 심사 문턱이 올라간 중신용대출을 이용해야 한다.
이정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게 은행업 심사 문턱을 낮춘 이유는 기존 시중은행이 외면한 중·저신용자에게 자금 공급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기 위해 대안 신용평가, 데이터시장 인프라 구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