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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경영권 향방을 가를 정기 주주총회가 28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주총 현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회사 노조와 홈플러스 노조 등이 대거 집결해 MBK파트너스를 규탄하는 시위를 펼쳤다.
이날 정기 주총 개최장소인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 이태원 앞에는 주총 시장 2시간여 전부터 한국노총금속노련 고려아연 노조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아 MBK를 비판했다.
피켓에는 'MBK는 기업사냥 중단하고 홈플러스 사태 책임져라' '절대 고려아연을 제2의 홈플러스로 만들 수 없다' '고려아연 경영참여 중단하고 국가기간산업에서 철수하라'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중! 대표이사는 슈퍼카 모집 중! 이것이 MBK 경영진의 실체' 등 MBK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문구가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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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은 이날 주총에서 이사 수 19인 상한 설정 등을 비롯한 안건을 놓고 표 MBK·영풍과 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MBK·영풍 연합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41.25%로 최윤범 회장 측에 앞서지만 고려아연이 호주 자회사이자 주식회사인 선메탈홀딩스(SMH)를 통해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한 영풍 지분 10.3%를 현물 배당받아 상호주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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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와 영풍은 이에 반발해 의결을 행사하게 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제기했으나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SMH가 주식회사의 성격을 가져 상법 제369조 3항에 따라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상법 369조 3항은 자회사가 모회사 지분을 10% 이상 취득하면 모회사가 의결권을 상실하는 상호주 제한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윤범 회장 측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으나 같은날 저녁 열린 영풍의 정기 주총에서 1주당 0.04주의 주식배당을 결의해 SMH의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낮췄다. 이를 바탕으로 MBK·영풍 측은 영풍과 SMH의 상호주 관계가 해소됐다며 정기 주총에서 의결권 제한이 적용되지 않게됐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이날 정기 주총은 파행을 빚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