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하락세다./사진=이미지투데이
비트코인이 하락세다./사진=이미지투데이

글로벌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 여파로 요동치는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비롯해 이더리움·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 가격이 일제히 급락세를 기록 중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비트코인은 장중 8만달러선이 붕괴됐다.

7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6.17% 하락한 7만8335달러에 거래됐다. 한때 8만2000달러대까지 오르던 비트코인은 8만달러선을 이탈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도 5%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13.05% 하락한 1571.86달러를 기록했고, 리플(-10.69%), 솔라나(-12.05%), 도지코인(-11.85%)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두 자릿수 낙폭을 보이며 거래 중이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비롯한 미국 기술주 급락 여파가 가상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하면서다. 트럼프는 최근 모든 국가 수입품에 기본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25%), 일본(24%), 중국(34%) 등 60여 개국에는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반도체와 의약품 등 핵심 산업군에 대한 추가 관세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각) CNBC 인터뷰에서 "이번 관세 부과는 며칠이나 몇 주 안에 협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철회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꺾이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가상자산 시장까지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자산은 본질적으로 관세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지 않다고 설명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로 디지털자산 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비트코인 등은 관세 부과와는 거리가 있는 글로벌 자산"이라며 "미국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 시, 오히려 비트코인이 대안자산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인마켓캡이 집계하는 '가상자산 공포·탐욕지수'는 이날 27점을 기록하며 '공포(Fear)' 단계를 유지했다. 해당 지수는 수치가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극도로 위축됐음을 의미하며 100에 가까워질수록 과열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