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체들의 출자로 운영되는 주요 협회들이 대기업 회원사의 이사 선임을 위한 움직임에 착수했다. 업계 대표 이익단체인 대한건설협회는 그동안 시공능력 하위 회원사가 협회장을 맡으면서 위상이 하락하고 정책당국과의 협상력이 약화됐다는 논란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이에 20위권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을 이사로 영입해 대·중·소기업의 이익을 포괄한 균형 있는 정책 협력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9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에 이사 정원을 기존 35인에서 42인으로 7인 늘리는 정관 변경안을 허가받아 대형사 대표를 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대형사들 주도로 각종 건설 신기술이 개발되며 산업의 판도가 바뀐 데다 규제 완화 등 제도 개선이 중요한 시점에 다양한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회원사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이사회는 협회 내부 의사결정의 핵심 집행기구인데 구성원의 대형사 비율이 높지는 않았던 상황"이라며 "중소기업도 중요하지만 업계 전반에 균형 있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새로운 이사진의 영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산업 정책의 세부 부문에선 대·중소기업의 이익이 다를 수 있다"면서 "그동안 소통이 미흡했던 부분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협상력 강화… 20위권 기업 우선 영입"
건설협회는 시공능력 상위 20~30위권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이사직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는 10대 건설업체의 이사가 없다. 이사직 제안과 수락 절차가 진행 중인 단계로 이달 중순 확정된 신임 이사가 발표될 예정이다.건설협회 다른 관계자는 "대·중소기업이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화합해 정책 방향에 공동의 의견을 내자는 취지의 정관 변경"이라며 "신임 이사진은 늦어도 이달 내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공능력 17위 계룡건설산업 회장을 역임한 한승구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1주년을 맞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정상화와 적정 공사비 추진, 규제 완화로 민간 건설 물량이 창출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당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건설업계 주요 협회들은 대형사 CEO나 총수들이 대표직을 맡으면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주택건설사업자를 주축으로 구성된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시공능력 3위 대우건설의 총수 정원주 회장이 2022년 12월부터 회장직을 수행중이다.
한국주택협회는 윤영준 전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현 고문)이 현직 시절부터 회장직을 맡았고 지난달 정기총회에서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을 신임 이사로 선출했다. 주택협회 이사진은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등을 포함 1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