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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발표에 글로벌 투자심리가 급격히 회복되며 국내 증시가 급등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에 나서며 코스피는 6% 넘게 치솟았고, 코스닥도 6% 가까이 상승했다. 양 시장에서는 8개월 만에 동시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1.36포인트(6.60%) 오른 2445.06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까지 2300선 아래로 밀리며 연저점을 기록했던 지수는 이날 장 초반부터 강한 반등세를 보이며 단숨에 15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외국인과 기관도 국내 증시에 대거 복귀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3288억원을 순매수하며 10거래일 만에 매수 전환했다. 기관도 72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시장을 지지했다. 반면 개인은 1조1238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일제히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23% 오른 5만6300원에 마감, SK하이닉스는 10.61% 상승한 18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10.99%) 현대차(5.06%)기아(5.25%) 셀트리온(6.28%) 한화에어로스페이스(7.09%) KB금융(7.05%) 등 대부분 대형주가 동반 상승했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38.40포인트(5.97%) 오른 681.79에 마감했다. 투자자 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1075억원, 201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은 2994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도 대부분 상승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를 미루기로 하면서 이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이외에도 휴젤(7.75%) 레인보우로보틱스(7.02%) 알테오젠(5.71%) 삼천당제약(6.97%) 파마리서치(8.57%) 리가켐바이오(6.30%) 등이 대거 급등했다.HLB(0.019%)는 홀로 하락했다.
이날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을 1조2659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작년 7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200 선물 급등으로 오전 9시6분 유가증권시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전 10시46분 코스닥150 선물 역시 급등하면서 코스닥시장에서도 사이드카가 작동됐다. 양 시장에서 동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 반등을 이끈 배경에는 전날(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발표가 있다. 그는 중국을 제외한 75개국에 대해 기본 관세 10%만 적용하고 상호관세 부과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16% 급등했고, 글로벌 증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히 살아났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7.7원 내린 1456.4원에 마감했다. 전날 1480원을 웃돌던 환율이 하루 만에 급락하며 투자심리 회복을 뒷받침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관세 우려가 대폭 경감되며 과매도 구간에서 탈피한 모습"이라며 "그간 낙폭이 컸던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 수출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