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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채권 전문가 10명 중 9명은 오는 1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관세정책 강화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한은이 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15일 금융투자협회 '2025년 5월 채권시장지표(BMSI)'에 따르면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8%가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인 연 2.75%로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 응답자는 12%에 그쳤다.
이는 지난 2월 금통위 직전 조사 대비 동결 응답 비율이 크게 높아진 결과다. 당시에는 동결(45%)과 인하(55%) 의견이 팽팽했지만 실제로는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됐다.
금투협은 "경기 하방 요인이 여전하지만,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환율 불안정성과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금통위가 정책 변경에 신중할 것이라는 시각이 확대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시장금리에 대한 심리는 전월 대비 뚜렷하게 개선됐다. 5월 국내 채권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7%로, 전월보다 21%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금리 상승 전망 응답은 16%로 전월보다 6%포인트 줄었다. 금투협은 "글로벌 관세 이슈로 주식시장이 조정받는 가운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커지며 채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와 환율에 대한 채권시장 전망 역시 전반적으로 안정세로 돌아섰다. 물가 하락을 전망한 응답자는 12%로, 전월(7%) 대비 상승했다. 물가 상승 응답자 비율은 18%로 전월(22%)보다 소폭 줄었다. 이는 고환율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남아 있는 가운데서도, 정치적 불확실성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물가 압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환율의 경우 상승(원화 약세)과 하락(원화 강세)을 점친 응답이 모두 늘었지만, 환율 하락을 전망한 응답 증가 폭이 더 컸다. 환율 하락 응답은 44%로 전월보다 7%포인트 늘었고, 환율 상승 응답도 16%로 1%포인트 증가했다. 미·중 간 관세 전면전 가능성이 불거진 가운데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시각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5월 채권시장 종합지표(BMSI)는 113.5로 전월(103.1) 대비 10.4포인트 상승했다. BMSI는 100 이상일 경우 채권금리 하락(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등 시장 심리가 양호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