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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기업들이 인도 시장 공략에 역량을 집중하며 '인디아 드림' 실현에 박차를 가한다. 미중 패권다툼으로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탈(脫) 중국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제5위 경제대국인 인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복하려는 전략이다.
현재 인도 현지에는 전기·전자, 자동차 등 제조업 중심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세계의 대(對)인도 외국인직접투자(FDI) 중 제조업 비중은 20% 내외인 반면 한국 기업의 대인도 투자는 제조업이 전체 투자의 77.4%를 차지한다. 지난해 3월 기준 누적 투자액은 83억9700만달러에 달한다.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그룹이다. 삼성전자는 1995년 인도 시장에 진출, 노이다와 스리페룸부두르에 공장을 설립하고 생활 가전제품·스마트폰·노트북 등을 생산하고 있다. 연구개발(R&D)센터, 삼성반도체인도연구소(SSIR), 디자인센터 등도 운영 중인데 약 1만8000명의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직접 나서 인도 시장을 챙기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인도 뭄바이로 날아가 현지 사업을 점검했다. 임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선 "치열한 승부 근성과 절박함으로 역사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특히 출장 기간 중 아시아 최고 갑부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 결혼식에 참석해 주목받았다. 이 회장은 2019년 장남 아카시 결혼식에 인도 전통 의상을 입고 나타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장녀 이샤 결혼식도 함께 했다. 이 회장의 인적 네트워크 덕분에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와는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 공급 등에서 긴밀한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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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2022년 일본을 넘어 글로벌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해 현대자동차그룹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장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현대차 인도법인 설립 이후 1998년부터 첸나이 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시작했다.
2023년 연산 13만대 규모인 제너럴모터스(GM) 인도 탈레가온 공장도 사들여 현지 시장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 시설 현대화에 9600억원도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해 10월 인도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19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인도 IPO 역사상 최대인 33억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긴밀한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 발전과 인도-현대차그룹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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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1996년 소프트웨어연구소를 설립하며 인도에 첫발을 내디딘 후 LG화학(1996년), LG전자(1997년), LG에너지솔루션(2023년) 등 주요 계열사가 순차적으로 현지에 진출했다. 30년 가까이 철저한 고객 맞춤형 전략으로 확고한 입지를 확보했다.
LG전자는 현재 수도권인 노이다와 중서부 푸네에서 생산공장을 두고 있으며 5월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세번째 가전 공장을 착공한다. 이 공장에서는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TV, 열교환기, 압축기 및 기타 구성품 등 LG전자 8개 제품이 생산될 예정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올 상반기 중 현지 증시에 상장된다. LG전자는 신주 발행 없이 인도법인 지분 15%를 매각하는 구주 매출 방식으로 IPO를 하는데 약 2조5000억원이 조달될 것으로 추산된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2월 인도를 직접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인도 시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을 다짐했다. 당시 구 회장은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서 있는 지금이 지속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확고한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새로운 30년을 위한 도약을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포스코그룹도 인도에 마하라슈트라·포스코 인디아 PC·포스코 IPPC 등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 최대 철강사 JSW와 오디샤주에 연산 5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JSW그룹과 함께 한-인도 양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친환경 시대로의 전환을 선도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경제 블록화를 극복하고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철강 상공정 중심의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등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투자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