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지분 30% 인수를 추진한다. 사진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지분 30%를 3000억원 규모에 인수하는 내용의 SPA(주식매매계약) 체결을 두고 SBI저축은행 측과 논의 중이다.


SBI저축은행은 모회사인 일본 SBI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이 중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지분 30%를 인수한다는 것이다. 해당 계약을 성사할 경우 교보생명은 SBI홀딩스에 이은 2대주주가 된다.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의 지분 인수에 나선 것은 향후 지주사 전환 포석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현재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저축은행과 손해보험사, 캐피탈사 인수 등을 추진 중이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금융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교보생명은 교보증권과 교보악사자산운용 등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교보생명과 SBI홀딩스 인연은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9년 설립한 SBI홀딩스는 온라인 증권을 기반으로 출발해 벤처캐피털, 생명·손해보험, 은행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한국 금융권에는 2013년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인수로 발을 딛었다. 이후 SBI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교보생명과 SBI그룹의 인연은 2007년 SBI그룹이 교보생명 지분을 매입했던 것을 계기로 시작했다.

당시 SBI그룹은 교보생명 지분 4.9%를 매입했다가 2년 뒤인 2009년 외국계 기관투자자에 매각했다. 이후 2019년에는 교보생명과 SBI그룹 계열사인 SBI홀딩스가 컨소시엄을 꾸리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2015년 교보생명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관심을 보였었는데 당시 신 회장은 시장 조사와 투자자 유치 등 목적으로 SBI그룹 계열의 인터넷전문은행인 SBI넷뱅크를 방문하기도 했다.

2022년에는 SBI그룹과 동남아시아 벤처캐피탈(VC) 투자를 위한 펀드를 결성하고 운영한 바 있으며 2024년에는 디지털금융 분야 협력강화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4월엔 SBI홀딩스가 교보생명 보유지분을 현재 9.05%에서 20% 이상으로 매입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거래가 예정대로 성사되면 SBI홀딩스는 신창재 회장(36.37%·특수관계인 지분 포함)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신 회장의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은 교보라이프플래닛으로 입사하기 전 SBI금융그룹 계열사 인터넷 전문은행 SBI스미신넷뱅크와 SBI손해보험 등에서 근무한 바 있다.

현재 교보생명은 올해 9월 금융위원회에 금융지주사 전환 인가를 신청한다는 것을 목표로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12월까지 지주사 전환을 마친다는 게 교보생명 측 복안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업 진출을 검토해온 것은 맞지만 현재로선 SBI 저축은행 인수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정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