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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공유 주거를 하는 코리빙(Co-living)하우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청년 1인 가구와 외국인 유학생 등 다양한 수요층이 늘면서 도심 속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코리빙하우스는 낮은 보증금과 유연한 계약 조건, 입주자 간 교류가 이뤄지는 커뮤니티 구조가 장점이지만 아직은 장기 거주보다 임시 거처로서 주거 안정 면에서는 취약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코리빙하우스, 1인 가구 주거 대안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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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플랫폼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 공급된 코리빙하우스는 7371가구로 전년 대비 16.6% 증가했다. 같은 해 체결된 임대 계약 건수는 659건으로 전년 대비 29.0% 늘었다.
이 같은 공급과 수요 확대는 급증하는 1인 가구가 주요 배경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전국 1인 가구는 782만9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5.5%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약 32만가구가 늘어난 수치다.
코리빙하우스는 주방 거실 등 공용 공간을 공유하면서 침실과 욕실 등 개인 공간을 독립 사용할 수 있는 공유 주거 방식이다. 월세는 일반 원룸보다 높은 편이지만 보증금이 낮고 옵션이 포함된 구조라 초기 자본 부담이 적다. 계약 기간을 유연하게 정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코리빙하우스에 거주 중인 정모씨(29·프리랜서)는 "서울에 급히 거주해야 하는 일이 생겼는데 월세나 전세를 알아볼 시간 여유가 없었다"면서 "코리빙하우스는 계약 조건이 간단하고 빠르게 입주가 가능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공간은 혼자, 일상은 함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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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18.1%가 '외로움'을 주요 걱정거리로 꼽았다. 이에 코리빙하우스는 개인 공간은 보장 받으면서 일상의 교류가 가능한 대안으로 꼽힌다. 북클럽이나 쿠킹클래스 등 모임을 통해 거주자 간의 교류와 커뮤니티 형성을 유도한다.
또다른 거주자 유모씨(26·직장인)는 "지방에서 상경해서 아는 사람이 없었다"며 "혼자 사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내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 선택했다"고 밝혔다. 피트니스센터, 회의실, 독서실 등은 원룸에서 누릴 수 없는 요소로 꼽힌다.
커지는 코리빙 시장, 대기업도 투자한다
기업들도 코리빙 하우스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영그룹 계열 에스엘플랫폼(SLP)은 코리빙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영그룹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업무지구·대학가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투자의 배경이 됐다"며 "개발부터 운영까지 밸류체인을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상품을 기획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SK디앤디도 자회사 DDPS를 통해 최근 국내 최대 코리빙 기업 '로컬스티치'를 인수·합병했다. SK디앤디는 2029년까지 임대주택 5만가구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코리빙하우스는 월세 부담과 특정 연령대의 수요 집중으로 장기 주거의 대안이 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임시 거처에 머무를 수 있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코리빙이 새로운 주거 형태로 자리 잡고 있지만 장기 거주 관점에서 보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