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부유식 도크./사진제공=한화오션

한국산업은행이 한화오션의 주식을 일부 매각한다. K조선업 호황에 한화오션 주가가 약 140% 오르자 주식을 매각해 자산 건전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날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한화오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수요예측에 들어갔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0년 출자전환을 통해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중공업 지분을 확보해 현재 한화오션 지분 5973만8211주(19.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최대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으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화그룹의 지분율은 46.28%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산업은행의 한화오션 지분 매각 수량을 1300만주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화오션 주가는 최근 트럼프 정부 체제에서 조선업이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말 3만7350원에서 전날 8만9300원으로 5만1950원(139.08%) 올랐다. 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3.9%로 이번 한화오션 주식 매각을 통해 자산 건전성 개선에 도움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급격히 오른 한화오션 주가는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으로 오버행(대규모 잠재 매도 물량) 위험이 제기된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발행한 전환사채(CB) 2조3000억원어치가 주식으로 바뀌면 주가 하락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과거 HMM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주가가 2000원에서 5만원대로 치솟았지만, CB 전환 이슈에 휘말리면서 주가가 내리막길 걷기도 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의 한화오션 지분 매각은 유통물량을 늘려주는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면서도 "다주가 측면에서는 당분간 지분 19.5%라는 오버행 부담이 주가를 짓누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는 수순이 되면 다시 투자의견을 재조정할 예정"이라며 한화오션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