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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췄다, 섰다를 무한 반복해야 하고 끼어들기가 난무하는 서울 도심의 출퇴근길. 여기에 치솟는 기름값까지 생각한다면 스트레스는 배가 된다.
그런데 만일 기름값 한푼 들이지 않고 출퇴근이 가능하다면?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 이제 현실이 된다. 바로 토요타자동차의 야심작 '프리우스 PHV(플러그 인 하이브리드)'를 통해서다.
최근 '토요타 하이브리드 아카데미'를 통해 아직 한국에 착륙하기 전인 프리우스 PHV를 주행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직접 마주한 프리우스 PHV는 기대 이상의 특별한 연비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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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당 61km, 정말 가능할까
프리우스 PHV는 기존 스탠다드 프리우스의 하이브리드 차량 작동방식과 전기자동차(EV) 주행모드의 장점을 결합한 모델이다. EV모드로 작동될 경우 최고 100km/h 속도로 최대 26.4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기자가 거주 중인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직장이 있는 광화문까지(약 11km 거리)를 예로 들 경우 집에서 한번의 충전으로 왕복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론은 이론일 뿐. 실전에서도 이 같은 강력한 연비 실현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역삼동에 위치한 토요타 트레이닝센터를 출발,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의 곡선 둘레길을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코스로 약 8시간에 걸쳐 시승해보았다.
이번 시승은 연비에 최대 집중한 콘셉트로 진행했다. 이를 위해 속리산까지 가는 구간에서는 최고의 연비 실현을 위한 '에코 드라이빙'을, 서울로 돌아오는 구간에서는 최악의 연비 실현을 위한 '와일드 드라이빙'을 했다.
아침 8시, 번잡한 강남 도로 위에서 경부고속도로까지 나가는 도심구간에서 프리우스 PHV의 EV모드는 기대이상의 실력을 발휘했다. 비록 회사 측에서 밝힌 공인 주행거리보단 약간 못 미치는 거리에서 EV모드가 종료되긴 했지만 고속도로 진입까진 문제가 없었다. 도심구간에서 EV모드 종료시점 기준 54km/ℓ라는 놀라운 연비도 기록했다. 참고로 일본 시내주행 기준 공인연비는 61km/ℓ다.
배터리 충전량이 정해진 수준에 이르자 주행모드가 하이브리드모드로 매끄럽게 전환됐다. 하이브리드모드로 전환된 후에도 감속 혹은 저속주행, 정차 시에는 자동으로 배터리가 충전이 됐다. 물론 외부 충전만큼 충분한 양이 충전되는 것은 아니지만 저속주행 시에는 웬만한 경우 EV모드가 작동할 수준은 된다.
특히 프리우스 PHV는 전면부 계기판에 새로 개발된 배터리 잔존용량 게이지를 갖추고 있는데다 스탠다드 멀티 인포메이션 패널을 장착하고 있어 연료와 에너지 소비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곳을 통해 EV모드에서의 주행가능 범위는 물론 배터리 충전이나 EV 및 에코모드 실현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어느 샌가 에코 드라이브칸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며 경제적인 주행습관이 몸에 배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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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힘껏 막 다뤄도 연비가 이렇게나?!
차량 정보창의 도움과 에코모드, EV모드의 혼용을 통해 최선을 다한 에코 드라이빙의 결과 1시쯤 속리산 중턱에 도착했을 때의 종합연비는 31.45km/ℓ를 나타냈다. 이는 일본 기준 공인연비인 31.6km/ℓ와 견줘도 부족함이 없는 실연비 기록이자, 기존 프리우스 하이브리드(공인연비 21km/ℓ)와 비교하면 EV모드의 역할이 얼마나 큰 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이다.
시내주행과 고속도로주행 모두에서 월등한 연비실력을 확인한 뒤 다시 서울로 돌아올 때는 그야말로 프리우스 PHV의 기를 꺾어보기 위한 주행을 시작했다.
연비를 최대한 떨어뜨리기 위해 이번에는 주변 차량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범주 내에서 급가속과 급제동을 최대한 반복했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최대한 깊숙이 밟았다가 다시 브레이크 페달을 급하게 밟는 주행을 실시한 것이다.
계기판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EV동력 충전이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가속을 하기도 했다. 배터리 소모를 최대로 하기 위해 에어컨디셔너를 최대로 작동시키고 USB 충전과 각종 실내등 점등, 열선 작동을 모두 동원하는 등 '민폐 아닌 민폐'를 실시한 것은 보너스다.
각종 작업과 함께 EV모드 없이 하이브리드모드에서만 3시간가량의 고속 및 시내주행을 마치고 서울 신사동으로 돌아왔을 때의 실연비는 11.48km/ℓ를 보였다. 의외로 낮은 연비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실제 운전 시에는 감히 할 수 없는 수준의 주행법을 실시한 결과다.
함께 시승행사에 참여한 다른 십여명의 기자들 대부분이 리터당 20km대의 연비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최악의 운전습관에서도 최상의 연비를 보이는 프리우스 PHV임을 증명한 셈이다.
◆집에서 충전, 회사까지 전기만으로 'OK'
놀라운 연비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당장 프리우스 PHV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싶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모델은 아직 국내시장에서 만나볼 수 없다. 우선은 GS칼텍스에 10대가량을 공급해 전기충전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된 제주도에서 상용화 여부를 타진하는 단계다. 미국과 일본,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판매가 시작돼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는 아직 전기충전소 보급이 완벽하지 않고 그 과정이 더딘 탓에 본격 출시될 경우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카의 존재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전망이다. 특히 단거리 시내주행만을 주목적으로 하는 운전자에게 이만큼 매력적인 차량이 있을까. 가정용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업체에 따르면 프리우스 PHV는 일본에서 330만엔(한화 약 3755만원)에 판매 중이다. 미국에서는 이보다 한화 기준 500만원 정도 더 비싼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도입 시 가격면에서 다소 부담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구매 메리트가 있는 수준으로 보여진다. 과연 프리우스 PHV가 국내시장의 새로운 에코 드라이빙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지 토요타의 향후 국내 도입 전략에 기대가 모아진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