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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살아 가는 현대인에게, 제어하지 못하는 ‘분노’는 삶을 치명적으로 망가뜨리는 폭탄과도 같다. 어렵게 쌓아온 신뢰의 탑을 한번에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이성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막상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화를 참기 어려운 것이 사실. 분노라는 감정은 어떻게 나타나는 것이며, 어떻게 하면 이를 참고 현명한 사회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하버드 대학교의 정신과 전임 강사이며 정신과 전문의로 많은 환자들을 치료해온 조셉 슈랜드 박사는 소위 ‘분노 조절’에 문제가 있는 수많은 청소년과 성인들을 마주하며, 통제되지 않는 ‘분노’의 이면에 깊은 뿌리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이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뇌과학과 정신의학을 연구한 결과, 화를 유발하는 주된 요인은 ‘내 것을 빼앗길 것 같다’는 의심과 다른 사람에 대한 질투라는 점을 깨닫고, 화라는 감정이 ‘타인을 조종하기 위해’ 진화된 인간 나름의 생존 전략이라는 점도 밝혀냈다.
그리고는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독창적인 ‘디퓨징(Defusing)’ 기법을 개발하고 이책을 통해 소개한다.
디퓨징은 분노를 이성적으로 해체하는 방법이다. 충동적인 분노를 뇌의 논리적인 부분인 전전두엽로 이동시키기에, 화를 무조건 참거나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에너지로 바꾸도록 해준다.
사회생활 뿐 아니라 분노를 다스리는 법을 알지 못한다면 극단적인 경우에는 ‘묻지 마 살인’과 학교 폭력, 도로 위의 무법 행위와 연인이나 가족 사이의 끔찍한 범죄 등에 연루될 수 있다.
호통개그가 인기를 얻고, 엽기적인 사건들이 점증하는 분노를 제대로 풀지 못하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는 분노를 다스리는 힘의 하나인 <디퓨징>이 정말로 필요해보인다.
▲조셉 슈랜드 외 지음 /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펴냄 /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