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영업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직감 하나로 대기업을 그만두고 혈혈단신으로 여성의류 전문몰 ‘악녀일기(www.baddiary.com)’를 창업한 최민혜(32) 대표. 

만 6년이 지난 지금 악녀일기는 경기도 분당에 100평 규모의 사무실을 꾸리고 25명의 직원이 재직하는 대형 쇼핑몰로 성장했다. 회원 수는 10만 명을 넘겼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자체제작 시스템을 구축하며 제품 품질 상승과 차별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바쁜 여성 직장인을 겨냥한 오피스룩으로 인기몰이
▲ 악녀일기 최민혜 대표 (사진제공=악녀일기·카페24)

최 대표가 생각하는 악녀일기 성공의 가장 큰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고객에 대한 진정성’을 악녀일기 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둔다. 직원들에게 CS 교육을 할 때 ‘당신이 이 손님의 입장이면 어떻게 할 것 같은가?’를 스스로 물어볼 것을 항상 강조한다.
악녀일기에 제품 관련 문의를 하고자 전화기를 들었다면 충분한 상담 시간을 확보하는 게 좋다. 문의할 제품을 입어야 할 상황과 고객의 체형 등을 상담 직원들이 꼼꼼히 물어보며 어울리는 상품을 함께 골라주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악녀일기의 제품을 찾는 고객들은 대부분 중요한 일이 생겼기 때문에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날 그 고객이 가장 예쁘게 보일 수 있는 제품을 추천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손님이 급하면 나도 급해야 하고, 손님이 긴장하면 나도 긴장해야 하는 것이 고객 소통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가 생각하는 악녀일기의 경쟁력은 외부 고객 관리뿐만 아니라 내부 고객, 즉 직원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데에서도 발생한다. 100평 규모의 사무실이지만 대표만을 위한 별도의 공간은 마련하지 않았다. 일반 직원들처럼 일정한 공간의 자리를 만들어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다. 
 
최 대표는 “유통업이라는 것이 자기 일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급적 직원들과 같은 눈높이로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분위기만은 감히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 새롭게 선보인 두 번째 브랜드 ‘몰레’ 역시 고객의 필요를 풀어주고 싶다는 최대표의 오랜 고민에 따른 결과물이다. 

빅사이즈 전문몰을 표방하며 출발한 몰레는 악녀일기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하며 다소 체형이 큰 고객, 가슴이나 엉덩이 등이 유난히 발달한 고객 등을 끌어안기 위해 만든 곳이다. 

최 대표는 “기존 빅사이즈몰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다 보니 스타일을 포기한 사례가 많았고 악녀일기가 충족시켜 주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제2, 제3의 악녀일기를 만드는 출발점으로 빅사이즈 전문몰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악녀일기의 새로운 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말 카페24(www.cafe24.com) 솔루션을 통해 영문몰, 일문몰, 중문몰을 동시 오픈하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최대표는 우선적으로 가장 시장이 큰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이 조금씩 체계를 갖춰가고 있는 지금이 들어가야 할 적기라고 보는 탓이다. 

최 대표는 “해외 오픈마켓보다는 악녀일기 해외몰을 현지에 맞게 잘 만드는 일을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며 “악녀일기의 명확한 콘셉트가 해외 시장에서도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바쁜 여성 직장인을 겨냥한 오피스룩으로 인기몰이
▲ 악녀일기 홈페이지 화면 (사진제공=카페24)

바쁜 여성 직장인을 겨냥한 오피스룩이라는 콘셉트로 여성의류를 대표하는 전문몰로 성장한 악녀일기. 

최 대표는 “악녀일기 제품은 품질에 대한 예상이 가능해서 믿고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자체공장을 운영하며 어떤 체형의 고객이든 우리의 제품으로 맞춤 제작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