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세이브 서비스'의 비밀


#1. 직장인 김경원(29)씨는 최신 핸드폰 구입을 위해 판매점을 찾았다. 고가의 단말기 가격을 부담스러워 하는 김씨에게 판매점 직원은 통신사 제휴카드로 월 30만원 이상을 사용하면 단말기 할부금이 할인된다며 발급을 권했다. 선뜻 이해할 수 없었던 김씨에게 직원은 "평소 사용하는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제휴카드로 교체 발급받아 이용하면 매달 쌓인 포인트로 단말기 비용을 할인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씨는 해당 제휴카드로 교체 발급한 후 단말기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정말 단말기 구매비용을 할인받은 것일까.
 
#2. 예비신부 최다연(30)씨는 혼수 가전제품 구매를 위해 가전제품 대리점을 찾았다. 최씨는 100만원가량의 냉장고를 구입하면서 30만원만 현금으로 지불하고 나머지 70만원은 신용카드 선포인트로 결제했다. 신용카드로 한달 평균 150만원가량을 지출해온 최씨는 충분히 포인트를 쌓을 수 있을 것으로 짐작했다. 하지만 다음 달 최씨는 포인트가 예상보다 적게 쌓여 모자른 결제 포인트에 대해 현금으로 상환해야 했다.
 
김씨와 최씨가 이용한 것은 모두 포인트 선지급서비스다. 할부서비스와도 유사한 이 제도는 할인 개념으로 오인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카드사별 포인트 적립률을 잘 알지 못해 고스란히 현금으로 납부하게 될 우려도 있다.
 
◆ 포인트 선지급서비스 ≒ 선 할부
 
포인트 선지급서비스는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로, 카드사가 일정 포인트(최대 70만원)를 미리 지급해 매매대금을 대신 갚아주고, 회원은 향후 일정기간(최대 3년) 동안 적립되는 포인트로 이를 상환하는 제도다.
 
이는 상환방법에 따라 '선포인트'와 '세이브서비스'(포인트 연계할부)로 구분된다. 선포인트는 매월 상환해야 하는 의무금액 및 상환한도가 정해져있지 않지만 약정기간 내에 전액상환하지 못하면 약정 종료시점에 잔여금액을 일시 상환해야 한다. 반면 세이브서비스는 의무적으로 매월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정해져 있어 상환부담이 분산되지만 최고 7.9%의 할부수수료를 함께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포인트 선지급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이해없이 이용할 경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훈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카드 선지급 포인트 제도는 지난해말 기준 550만명이 이용하고 있고, 규모는 42조6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카드이용실적 부족으로 현금 상환하는 비율이 ▲2009년 37.4% ▲2010년 41.6% ▲2011년 46.4% ▲2012년 49.6% 등으로 점차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인트 선지급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지속되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카드사에게 포인트 선지급제도를 명확히 안내하도록 지도했다. 하지만 가맹점의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여전한 실정이다.
 
◆ 제각각 세이브포인트 적립규정에 소비자만 피해

 
카드사마다 제각각인 포인트 선지급서비스에 관한 규정도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세이브서비스는 적립규정이 까다로워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7개 전업계 카드사(비씨카드 제외)의 세이브서비스 적립규정을 보면 월 적립한도 등 제한규정이 있어 포인트 적립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SK카드는 월 최대 10만 포인트까지만 적립이 가능하다. 여기에 항목별로 월 적립한도 제한도 두고 있다. 예컨대 마트에서는 이용금액의 3% 적립률로, 월 최대 5000점까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략 17만원의 결제 대금만 포인트로 적립된다. 하나SK카드의 세이브서비스 할부수수료는 6.9%다.
 
삼성카드의 포인트 적립률은 일반가맹점의 경우 0.5~5%이며, 포인트 적립 시 최고 적립한도나 전월실적 등 적립 제한이 없다. 다만 세이브서비스 이용일로부터 최대 10일동안 제휴사의 결제금액 중 500만원까지는 0.8%로 적립되나, 500만원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기존 포인트 및 마일리지 적립률인 0.5%가 적용된다. 할부수수료는 6.5%다.
 
현대카드는 0.5~5%를 세이브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지만 특별적립처별로 월 사용한도에 제한을 두고 있다. 또한 세이브 이용금액 총액 30만원을 기준으로 일반 가맹점의 세이브포인트 적립률에 차이를 두고 있다. 30만원 미만일 경우 적립률은 0.5%, 30만원 이상은 0.8%가 적용된다. 할부수수료는 5.8~7.5%다.
 
신한카드는 월 최대 5만점까지만 적립이 가능하다. 또한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SSM과 온라인할인점의 경우 특별적립 대상에서 제외된다. 0.7~3%가 세이브포인트로 적립되며 할부수수료는 6.5~7.9%다.
 
롯데카드는 세이브서비스 제휴 가맹점에 따라 최고 3.7%를 적립해준다. 일반가맹점에서 세이브서비스를 이용하면 0.7%를 적립해주지만, 롯데멤버스 제휴사에서는 0.8~3.7%를 적립해준다. 다만 하이마트·LG전자·전자랜드 등에서 세이브서비스를 이용해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전월실적에 따라 구매금액의 0.5~2%를 적립받을 수 있다. 전월 신판실적이 50만원 이상일 때 롯데멤버스 제휴사에서는 2%, 일반가맹점에서는 0.5%가 적립된다. 세이브서비스 할부수수료는 6.5%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별도의 세이브포인트 제도 대신 카드별로 포인트를 적용해준다. 예컨대 KB국민카드 포인트라임 OK캐쉬백 카드의 경우 일반가맹점 0.8%, 특별적립처 3~10%를 적립해준다. 할부수수료는 5.5~7.0%이다. 우리카드의 경우 일반가맹점에서 0.7%를 적립해주며 할부수수료는 6.8%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