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전기 챙겼어?” 시외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한 A씨와 B씨. A씨는 친구 B씨에게 다짜고짜 핸드폰 배터리를 가져왔는지부터 묻는다. B씨는 “가방에 넣은 줄 알았는데 안 갖고 왔다”며 울상을 짓는다. 3시간 뒤 여행장소에 도착했지만 그들이 찾은 곳은 근처 커피숍. 두리번거리는 그녀들이 발견한 자리는 전망 좋은 곳이 아닌 ‘전기 콘센트’와 가장 가까운 좌석이다. 구석에 위치한 빈 콘센트를 보자마자 마음을 놓는 A씨와 B씨. 두 사람은 스마트폰이 ‘완충’(완전충전)될 때까지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스마트폰시대를 사는 현대인이라면 A씨와 B씨의 고충이 남 얘기 갖지 않을 터. 스마트폰이 보급화된 오늘날 언제 어디서나 벽에 붙어 ‘충전’을 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이들에게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예전에는 분리 가능한 ‘착탈식(탈착형) 배터리’를 서너개 더 구매, 이를 휴대했지만 최근 들어 스마트폰 제조사가 착탈식에서 일체형으로 방식을 바꾸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기 때문이다.


 

 




일체형 배터리를 탑재한 갤럭시S6. /사진=갤럭시S6 골드 플래티넘
일체형 배터리를 탑재한 갤럭시S6. /사진=갤럭시S6 골드 플래티넘

◆착탈식의 아이콘, 삼성전자마저

지난 2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S6'는 전작인 '갤럭시S5'와 달리 일체형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전까지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애플과 비교해 장점으로 제시했던 착탈식을 버리고 일체형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둔 것.

앞서 이 같은 소문(루머)이 업계에 번질 당시 갤럭시 사용자들은 “아이폰 등 경쟁사 스마트폰과 비교해 갤럭시를 선호한 것은 교체형 배터리에 있었다”며 삼성제품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체형 배터리의 대표적인 예로 애플의 아이폰이, 착탈식 배터리의 예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가 꼽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개된 갤럭시S6는 이를 뒤집어 소문을 사실로 증명했다. 일체형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용량은 2550mAh로 전작인 갤럭시S5의 2800mAh에 미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일체형 배터리와 메탈 보디, 하단부 등을 들어 갤럭시가 아이폰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소수의 이용자들은 “갤럭시의 가장 큰 무기는 착탈식 배터리”라며 “이제 갤럭시를 선택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극단적인 얘기도 잇따랐다.

반면 삼성전자는 일체형 배터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용자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을 무선충전과 급속충전기술로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6는 무선충전기술을 내장, 보다 손쉽고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다. 스마트폰 최초로 현재 전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무선충전 표준인 'WPC'(Wireless Power Consortium)와 'PMA'(Power Matters Alliance)의 인증을 획득해 별도의 무선충전 커버 없이 무선충전 패드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충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갤럭시S5와 비교해 1.5배 빠른 유선 충전속도를 제공, 소모 전력을 최적화해 10분 충전으로 약 4시간 사용이 가능토록 했다.

착탈식 배터리를 포기한 대가로는 ‘슬림’한 디자인을 얻었다. 갤럭시S6(6.8㎜)는 전작 S5에 비해 두께를 1.3㎜ 줄였고 지난 2010년 출시된 갤럭시S와 비교하면 3.1㎜(30%)나 디자인이 얇아졌다. 아이폰6보다는 0.1㎜ 얇다. 플라스틱 대신 강화유리와 메탈 소재로 보디를 만들 수 있게 된 것 또한 일체형 배터리 선택으로 얻게 된 특징이다.


 

 

배터리의 수명. /사진=한국전기연구원 배터리 가이드북
배터리의 수명. /사진=한국전기연구원 배터리 가이드북

삼성전자가 애플처럼 일체형 배터리를 선택한 가운데 오는 4월 발표(예정)를 앞둔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4’도 일체형 배터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스마트폰 소재로 ‘메탈’이 보편화되면서 일체형 배터리 탑재가 거의 확실시된다는 소문이 도는 것.

이에 대해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 당시 “메탈이 스마트폰 소재로 보편화되고 있다”며 “단순 메탈 소재 적용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체형 배터리를 탑재하는 제조사가 늘수록 소비자들은 ‘배터리의 수명’에 대한 우려를 지적한다. 소모품인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다면 스마트폰을 자주 바꿀 수밖에 없어 ‘배보다 배꼽이 커지지 않겠냐’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해 갤럭시S6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적용한 삼성SDI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배터리(갤럭시S6와 관계 없음)는 수명 연장을 위한 기술적인 발전으500번 충전(사이클) 시 초기용량의 80% 이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또한 갤럭시S6처럼 무선충전과 급속충전기술을 사용할 경우 배터리 용량이 더 빨리 소진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수명연장 위한 똑똑한 관리법

▲가능한 그때그때 충전할 것.
리튬이온전지는 방전상태에서 음극 집전체(전자 이송해주는 역할)의 부식 손상으로 고장을 일으키므로 0%까지 방전시키는 것보다는 그때그때 충전하는 것이 좋다.

▲충전 시에는 전원 OFF, 비행기 모드 설정
충전 시에는 전원을 끄거나 비행기 모드로 설정해 전력이 충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안 쓰는 기능은 평소에도 종료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으며 GPS, 블루투스, 와이파이, 애플리케이션 등은 휴대전화 배터리 게이지를 줄이는 주범으로 꼽힌다.

▲진동보다는 벨소리로 설정
벨소리는 휴대전화 스피커를 진동시켜 소리를 만들지만 진동모드는 휴대폰 전체의 떨림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벨소리보다 배터리가 많이 소모된다.

▲화면 밝기 줄이기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는 배터리를 닳게 하는 주원인 중 하나. 사용자가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화면 밝기를 줄이면 배터리를 절약할 수 있다. 같은 원리로 밝은 배경보다는 어두운 배경화면이 에너지를 적게 소모한다.

▲배터리 애플리케이션 활용
스마트폰 스토어에서 ‘메모리정리’, ‘불필요한 애플리케이션 정리’ 등 배터리절약에 도움이 되는 무료 프로그램을 쉽게 다운 받을 수 있다.

※자료출처:한국전기연구원, 올바른 배터리 이용을 위한 배터리 가이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