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30주년 기념모델 /사진=현대차 제공
그랜저 30주년 기념모델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6세대 그랜저(프로젝트명 IG)를 연말께 내놓을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한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분리한 상황에서 사실상 현대차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인 그랜저를 통해 자존심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14일 현대차와 업계 등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는 첨단품목을 대거 탑재해 수입세단을 직접 겨냥한다. 잠재적 타깃 모델로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등을 꼽았지만 독일 3사의 중형세단은 제네시스 G80이 상대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경쟁모델은 닛산 맥시마, 토요타 아발론, 혼다 어코드 3.5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외 시장에서도 세그먼트가 겹친다.

그랜저 30주년 기념모델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그랜저 30주년 기념모델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그랜저, 재주 많은 국산 대형세단의 상징
1세대 그랜저는 1986년 처음 출시됐다. 국산 대형세단 최초로 전륜구동(앞바퀴굴림)방식과 고급품목을 대거 적용해 큰 인기를 누렸다. 이어 나온 모델들도 신기술을 앞세웠다. 2세대는 운전석 에어백과 차체자세제어시스템(ESC)이 최초 적용됐고, 3세대는 국산 최초 수동 겸용 5단 ‘에이치매틱(H-Matic)’ 자동변속기가, 4세대는 독자개발한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게 핵심 변화다.


2011년엔 현행 5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역동적인 디자인을 채택하고, 주행편의장비인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을 적용해 상징성을 더했다.

그랜저는 올해 4월 기준으로 지난 30년간 국내에서 총 145만6000여대, 해외 수출 36만9000여대 등 국내외 시장에서 총 182만6000여대가 팔렸다.
7월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80 /사진=현대차 제공
7월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80 /사진=현대차 제공

◆출시시점은 연말… 브랜드 판매실적 따라 시점 달라질 수도

대형세단은 법인판매를 염두에 두기 때문에 대기업 임원들의 차 교체시점인 연말이나 연초에 내놓는 게 일반적이다. 제네시스(BH)는 2009년 1월 초, EQ900은 2015년 12월 초에, 제네시스DH는 2013년 11월 말에 출시됐다. 5세대 그랜저는 2011년 1월, 기아 K7은 2016년 1월에 출시됐다.
이번에 출시되는 신형 그랜저(IG)는 6년만에 풀체인지되는 모델이다. 출시시기를 앞당길 거란 업계의 전망이 있었지만 현대차는 연말에 내놓는 것만으로도 그동안의 출시시점보다 빨라진 것이어서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마케팅 정책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알려진 일정대로 갈 것”이고 언급했다.


2011년 출시된 5세대 그랜저는 2010년 말 출시 기대감을 높였지만 완성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출시시점을 새해로 미뤘다. 당시 차선유지장치(LKAS)와 주차지원시스템(SPAS)일부 기능이 양산직전 빠지며 아쉬움을 남긴 사례가 있다.

제네시스에 탑재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이 신형 그랜저에 선택품목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제네시스에 탑재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이 신형 그랜저에 선택품목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어떤 기능 탑재되나…
현대는 그랜저가 사실상의 플래그십인점을 감안, 첨단 주행보조 기술을 대거 탑재한다. 특히 다음 달 출시되는 제네시스 G80에도 탑재돼 관심을 모은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과 보행자 인식이 가능한 자동 긴급제동시스템, 5세대 모델에 빠졌던 차선유지장치(LKAS) 등 신기술로 무장한다.

파워트레인은 기아 K7과 공유하며, 가솔린 모델을 먼저 내놓을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제네시스에 탑재된 가솔린 3.3 터보를 적용하는 것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디젤 이슈와 함께 수출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내년엔 순차적으로 하이브리드와 디젤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의 완전변경모델이 나오기 전까진 그랜저가 현대 브랜드의 플래그십”이라며 “제네시스 브랜드가 분리된 만큼 모든 역량을 담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