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 14일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달 10일 검찰이 롯데 수사에 들어간 이후 계열사 사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86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강 사장은 그해 롯데그룹 광고계열사 대홍기획에 입사해 롯데맨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체제에서 e비즈니스의 진가를 선보이며 승승장구했다. 2012년엔 롯데홈쇼핑 대표 자리까지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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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그룹 |
강 사장은 홈쇼핑 사업권 재승인을 위한 로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9억여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이 상품권을 액면가보다 낮게 현금화하는 ‘깡’ 방식으로 조성된 것이라고 봤다.
혐의대로라면 그는 왜 회삿돈을 횡령하면서까지 비자금을 만들었을까. 강 사장은 2014년 말 신헌 전 롯데홈쇼핑 대표가 당시 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시점에 단독대표로 부임했다. 당시 사장으로 승진하는 동시에 롯데홈쇼핑 단독 대표이사가 된 강 사장은 반년도 남지 않은 사업권 재승인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이 과정에서 강 사장이 재승인 통과를 위해 미래부를 상대로 무리한 로비를 벌였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강 사장은 80억원대 배임과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받았다. 취임 후 다른 사람 명의의 '대포폰'을 3개나 사용하기도 했다. 신 회장의 총애를 받던 롯데맨의 성공가도는 이렇게 끊기게 됐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