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원/달러 외환시장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올 초부터 지난 6월 말까지 원/달러의 평균 변동 폭이 7.93원에 달할 정도로 등락을 반복했다. 원/달러 환율이 가장 높았던 지난 2월 말(1245.3원)과 가장 낮았던 4월 말(1128.3원)을 비교하면 변동 폭은 117원에 달했다. 하반기 외환시장도 심상치 않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발 변동성이 남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열려있어 환율 변동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널뛰기가 이어지는 환율 속에선 외화를 활용한 환테크 전략을 세워야 한다. 두 나라 사이의 통화가치인 환율을 이용해 ‘환차익’을 노리면 예·적금보다 높은 금리를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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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술렁이는 환율 타고 ‘달러투자’
달러 재테크는 이미 톡톡히 효과를 봤다.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 말 원화 대비 달러화가치는 3%가량 올랐다. 달러화 자산을 활용했다면 재테크성과가 환율 변동폭만큼 높아졌을 것이란 얘기다.
물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가능성도 높다. 브렉시트 가결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힘들어져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저금리시대,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 경기가 안 좋아졌을 때마다 원화 값이 크게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달러는 기축통화로 삼아야 하는 재테크전략의 핵심자산으로 꼽힌다.
① 외화예금 : 안전성·비과세 혜택까지
달러를 이용한 환테크의 가장 쉬운 방법은 달러예금이다. 최근 브렉시트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되며 달러예금에 뭉칫돈이 몰렸다. 지난 6월 말 거주자 외화예금은 596억1000만달러로 5월 말보다 27억6000만원 늘었다. 이 가운데 달러예금의 잔액이 500억달러로 한달 사이에 31억달러 증가했다.
달러예금은 최대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는 데다 환차익의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또 고객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유동적으로 입금하는 자유적립식을 선택하면 유동적인 외화관리가 가능하다.
외화예금 금리는 각국의 금리에 따라 달라진다. 달러예금은 사실상 0%라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달러통장을 인터넷뱅킹으로 이용하면 50% 이상의 환율수수료를 우대받을 수 있다. 달러를 매매할 때 창구에 내야 하는 달러수수료를 50% 절감한다면 수수료 차익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② 달러 역외펀드 : 분산투자, 초과이익 기대
달러예금보다 높은 환차익과 포트폴리오 분산투자를 원한다면 달러 역외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달러 역외펀드는 해외에 등록된 펀드로 기준가가 원화가 아닌 달러로 표시된다. 역내펀드와 달리 판매보수가 없고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혜택을 받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자산을 분산투자한다는 점에서 안정성을 추구하고 올 초부터 6%대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는 등 수익률도 높다. 대표적 달러 역외펀드인 ‘피델리티미달러채권’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10%, ‘AB글로벌고수익채권’ 펀드는 11.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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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펀드, 아베노믹스 영향 호재
브렉시트 후폭풍이 한창이던 지난 6월 말 엔화를 사뒀던 투자자들은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 올 초만 해도 100엔당 999원이던 원/엔 환율이 지난 6월 말 1160원 수준으로 6개월 새 16% 넘게 올라 환차익을 거뒀다.
아쉽게도 하반기에는 엔화가치의 지속적인 상승을 점치기 어렵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아베노믹스(경기부양책)를 재가동할 예정이다. 경기가 살아나면 엔/달러 환율이 올라 엔화가치는 하락한다. 엔화가치가 이미 바닥을 찍고 꽤 올라왔지만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지에 따라 엔화가치는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엔화의 약세와 엔/달러 환율이 올라갈 가능성을 대비한 환테크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엔/달러 환율이 오르는 점을 이용한 재테크로는 일본펀드가 있다. 최근 아베노믹스 재가동 소식 이후 일본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펀드의 수익률도 덩달아 올랐다.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11~15일 1주간 공모형 일본펀드의 평균수익률은 6.09%로 집계됐다. 전체 해외주식형펀드 중 성과가 가장 좋았고 평균수익률(2.92%)도 크게 웃돌았다.
다만 일본 주식형펀드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되면 증시가 몇차례 부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산배분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파운드 약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브렉시트의 주역, 영국의 파운드화는 31년 만에 1파운드당 1.3달러(1508원)로 떨어졌다. 일부 헤지펀드들은 경기부양을 위한 영국중앙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영국경제 둔화 등으로 파운드가치가 1파운드당 1.1달러(116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환차익에 관심이 많은 자산가들은 파운드화 매입이나 주식매수에 관심을 기울인다. 영국이나 유럽여행을 고려하면 파운드를 환전한 후 다시 유로로 바꿔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저렴할 때 파운드화를 사들여 파운드가치가 오르면 이후 분할매수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그러나 외환시장에는 ‘신도 모르는 것이 환율’이라는 격언이 있다. 파운드가치가 떨어진다고 해서 투자 방향성을 과신하면 안된다. 한승우 국민은행 PB센터 팀장은 “일각에서는 오히려 지금이 투자기회라며 파운드화 매입을 문의하지만 실제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며 “영국의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파운드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