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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약.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8일(현지시간) 미시간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제공) |
9일 국내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승리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당초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이 예측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충격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장 중 전 거래일보다 3.61% 떨어진 1931.07선까지 추락했다. 시초가가 2008.08로 강보합권에서 시작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시장에선 이미 힐러리 후보의 당선을 예측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커졌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전 거래일보다 19.35원(1.7%) 상승한 1154.35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장 초반 원/달러 환율은 1129원 선에서 출발했다. 트럼프의 당선이 점쳐지면서 위험자산인 원화의 가치가 폭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기존 예상과 다른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내세운 슬로건은 ‘아메리카 퍼스트’다.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동맹관계나 무역질서를 뒤엎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의 이 같은 주장에 따라 국내증시에서는 방산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한국, 독일, 일본 등을 상대로 안보 무임승차론을 펼치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주장한 바 있다. 이에 한국 지정학적리스크가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산주에 투자심리가 몰릴 전망이다.
실제 이날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시 되면서 국내증시에서 방산주의 상승은 돋보였다. 코스피시장에서 LIG넥스원이 10% 넘게 급등했고 최근 실적 악화로 부진하던 한화테크윈도 13% 대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빅텍과 스페코, 퍼스텍 등이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또 트럼프의 당선이 제약, 바이오업종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당초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오바마케어’를 폐기하면 제약주의 약세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이날 증시에서 제약·바이오주도 약세를 보였다. 다만 오바마케어 폐지가 직접적으로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의견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당선자는 약가에 대한 인위적 개입 없이 시장 경쟁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할 방침으로 헬스케어 전반에 매우 긍정적”이라면서 “약가규제 무효화로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약가가 지지되고 헬스케어업체의 매출 불확실성이 소멸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곽 애널리스트는 “미국 판매를 시작하는 셀트리온, 슈퍼 블록버스터인 길리어드 C형간염 치료제에 원료를 공급하는 에스티팜, 미국 내 혈액제제사업을 진행중인 녹십자가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