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세월호. 민정수석실 보고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힐 것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JTBC 세월호. 민정수석실 보고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힐 것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JTBC가 세월호 관련 정부 보고서를 공개했다. 어제(16일) 저녁 종편채널 JTBC 뉴스룸은 세월호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작성한 보고서를 입수해 그 내용을 보도했다.
JTBC는 이날 국정원이 작성한 뒤 민정수석실을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보고서를 입수해 세월호 참사를 여객선 사고로 표현했다는 등의 내용을 전했다. JTBC는 해당 보고서가 대통령에게만 보고된 것으로 보이는 맞춤형 보고서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 세월호 보고서는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가지고 있었던 33쪽 분량 문건이다. 이날 방송에 소개된 첫 장을 보면 "지지도 상승 국면에서 맞닥뜨린 여객선 사고 악재가 정국 블랙홀로 작용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는 내용이 있다. 세월호 참사를 여객선 사고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또 보고서에 대통령 지지도가 60%대에서 40% 후반대로 하락했다며 구체적 수치가 인용된 사실도 전했다. 세월호 참사를 여객선 사고로 규정하고, 사태수습보다 대통령 지지도 등 국정에 미칠 영향에 집중한 보고서인 셈이다. 이밖에도 보고서에는 정치·공직사회 분야 보고에서 '여객선 사고 후유증 등으로 국정 정상화 지연'이 우려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JTBC는 보고서가 작성된 때가 실종자 12명에 대한 수색이 진행되던 6월19일부터 27일 사이로, 세월호 참사가 난지 두달째 되던 시기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에 선체 인양, 희생자 가족 지원에 대한 대책이나 제언이 전혀 나와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비판 세력이 여객선 사고를 빌미로 투쟁을 재점화하려는 기도를 제어해야 한다'는 제안밖에는 없다. 여기에는 '중도 성향 가족대책위 대표와 관계를 강화해 우호적 여론을 확산해야 한다'는 여론공작에 대한 첨언도 들어가 있다. 심지어 보수 단체를 활용해 적극적인 맞대응 집회를 열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는 '국정 발목잡기'를 하는 비판 세력으로 진보교육감, 세월호대책회의,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기까지 했다.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는 보도와 관련해 "당시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대하던 태도가 여기에 고스란히 담겨있다"며, 앞서 보도됐던 최순실 사태 대응문건 등을 볼 때 "박근혜정부에서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