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온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당초 황 회장은 지난 3년간 조직 안정화, 실적 개선, 경쟁사 빅딜(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무산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초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되며 상황이 급변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최순실씨 최측근 차은택씨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권력 실세를 통해 친분 있는 인사를 KT 임원 자리에 앉힌 정황을 확보했다.

황창규 KT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DB
황창규 KT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DB

검찰 등에 따르면 차씨 측근인 이동수 전무는 지난해 2월 KT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입사해 8개월 뒤 마케팅부문을 총괄하는 IMC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황 회장이 ‘청와대의 뜻’이라는 안 전 수석의 연락을 받고 인사청탁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낙하산 의혹은 또 다른 의혹으로 이어졌다. 차씨가 올해 2~9월 이 전무를 통해 자신이 실소유주인 광고대행사에 광고를 몰아주도록 배후에서 조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실제 이 기간 KT 영상광고 24편 중 차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광고가 11편에 달한다.


KT 측은 “업계 관행에 따라 광고대행사와 직접 계약을 맺을 뿐 제작 및 연출 선정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결국 이 전무는 지난 15일 “KT 기업 이미지 실추에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사임했다.

황 회장은 취임 당시 ‘낙하산 천국 기업’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인사청탁을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역대 회장들과 다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탁월한 경영 성과로 본인이 의지만 있으면 무난한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최순실·차은택’에 발목이 잡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