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내 차 마련’,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세우는 사람이 예년보다 줄어들었다. 대한민국 평균 가구의 모습 역시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대한민국 전체 가구의 27.2%는 1인 가구다. 결혼을 하더라도 웬만해서는 자녀를 한명만 낳는다. 대형 평수 주택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밀레니얼세대도 주택구입 의지가 약하다. 혼자 사는 세대가 다수여서 굳이 주택을 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혼하기 전까지 부모 집에서 살든지, 결혼을 하더라도 평수가 작은 아파트를 임대해 사는 사람이 많아졌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운전면허를 따는 연령이 미국, 일본, 한국 모두 올라갔다. 혼자 사는데 굳이 자동차를 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대중교통이 편해진 것도 있지만 대도시는 어디나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필요할 때마다 렌터카를 타는 공유경제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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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제2 인생설계 핵심은 '돈'
경제활동이 활발한 30~50대 직장인의 최대 목표는 뭘까. 나이대에 상관없이 공통관심사항은 바로 은퇴 준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1.8세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국내 근로자의 평균 퇴직 연령은 52.6세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취업 연령 평균은 남성 29.5세, 여성 27.1세다.
불과 20여년 일하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은퇴하면 30년 가까운 인생이 남는다. ‘인생 2막’, ‘제2의 인생설계’라고 포장되지만 핵심은 돈, 즉 재테크의 문제다.
은행, 보험사, 증권회사 등이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부터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한다고 하지만 끝까지 들어보면 자사가 파는 다양한 금융상품에 가입하라는 마케팅인 경우가 많다. 주식, 채권, 파생상품, 부동산 상품 등 직·간접 투자 대상도 다양하다.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도 수만가지 정보가 쏟아진다.
초저금리 시대에 저축의 의미는 퇴색됐다. 결국 어떤 형태로든 투자가 필수적인데 투자는 위험을 수반한다. 재테크 수단 가운데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주식이다.
글로벌 주식투자 커뮤니티인 ‘미국 주식에 미치다’가 2015년 5월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식투자에 대한 만족도는 13%에 불과했다. 지난 한해 동안 코스피는 3.3% 올랐고 코스닥은 7.5% 하락했다. 지난해 순매수 상위 주식 20개의 평균수익률은 무려 33.1% 손실이었다. 한국전력은 -11%, 한미약품은 무려 -57.7%였다. LG화학, 기아차, 호텔신라 등도 큰 손실을 봤다. 기사회생에 성공한 현대상선만이 큰 수익을 냈을 뿐이다.
코스닥은 어땠을까.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0.5%였다. 반면 기관투자가가 가장 많이 산 주식 20개 종목의 평균수익률은 코스피 15.7%, 코스닥 21.4%였다.
◆'글로벌 자산배분' 눈 떠야
올해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금융인의 시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다양한 해외 투자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가계 금융자산의 해외투자 비중이 1%에 불과하다며 성장여력이 큰 해외투자상품의 확대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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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지난해 금융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세상의 변화를 읽고 성장산업 투자를 늘리라고 주문했다. 또 글로벌 자산배분과 글로벌 브로커리지를 통해 고객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노후 걱정을 덜고 은퇴 뒤에도 평안함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현만 부회장은 "한국시장이 저성장을 피할 수 없으니 자산을 전세계로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금융센터도 글로벌 IB와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자료를 인용해 트럼프시대의 투자전략을 소개한 바 있다. 역시 채권보다는 주식을, 주식 중에는 미국 등 해외자산투자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로봇과 자산관리사가 합쳐진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or)도 마찬가지다. 채권보다는 주식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주식투자 확대를 권했다. 대표적 로보어드바이저인 쿼터백 자산운용은 미국주식 22%, 신흥국 주식 27% 등을 투자가이드로 제시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 파운트는 선진국 주식 30%, 신흥국 주식 10%, 국내주식 15% 등으로 배분하라고 조언했다. B2C 로보어드바이저업체 에임도 선진국 주식 45%, 신흥국 주식 30% 등을 추천했다.
유명하고 능력 있는 전문가의 전망과 전략이라고 하더라도 리스크가 있기 마련이어서 최종 선택은 투자자 본인의 몫이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2%대가 불가피하고 탄핵 국면과 대선정국에 뒤숭숭할 대한민국에 올인하기보다는 넓은 시각을 갖고 해외자산투자에 눈을 뜨는 것이 어떨까 싶다.
마지막으로 해외 주식투자 전문 커뮤니티인 유에스스탁의 장우석 본부장이 제안하는 해외자산투자 비법 세가지를 소개한다. 첫번째는 거래하는 은행, 증권사 등을 통해 미국 S&P 500을 추종하는 펀드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국내주식을 거래하듯 해외 관련 시세를 추종하는 ETF에 매매하는 방법이다. 세번째는 국내 증권사를 통해 해외주식 거래계좌를 만들고 직접 거래하는 것이다. 35년간 2년만 손해를 봤을 뿐 연평균 18.6%의 수익을 거둔 워런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설합본호(제472호·제47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