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2차 소환 조사를 마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르면 내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13일 오전 9시25분쯤 특검사무실에 출석해 15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은 뒤 14일 새벽 1시5분쯤 귀가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이 최순실 일가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후 3주가량 보강조사를 통해 추가로 포착한 정황을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특검사무실에 출석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특검사무실에 출석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특검팀이 추가로 확보한 정황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후 순환출자 해소 과정 공정위 특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금융위 로비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관련 한국거래소 특혜 ▲국정농단 사태 이후 최씨 일가 우회 지원 의혹 등으로 요약된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신규 순환출자 해소 관련 삼성SDI 주식 처분량을 놓고 공정위가 당초 결정했던 1000만주 매각을 절반으로 줄여줬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위 유권해석에 대한 내부 이견이 있었고 외부 전문가들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으나 삼성이 순환출자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삼성SDI가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지난해 초 금융위와 금융지주회사 추진에 대해 실무차원에서 질의한 바는 있으나 금융위가 부정적 반응이어서 이를 철회했다”며 “금융지주회사는 중간금융지주회사와는 전혀 다른 사안이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하는 과정에서 한국거래소가 상장 규정을 바꿔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선 “당초 계획은 바이오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것이었는데 거래소가 국내 상장을 거듭 요청해 와 여론 등을 감안해 어쩔 수 없이 국내에 상장한 것으로 특혜를 받은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도 최씨 일가를 위해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우회 지원을 한 바 없으며 블라디미르의 구입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추가로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삼성 측이 적극적으로 해명한 가운데 특검팀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