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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산업은행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감자, 출자전환 가액 조정, 출자전환 비율 조정 등 국민연금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수출입은행의 영구채 금리 인하, 만기 회사채 우선 상환 등의 조건은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혀 한 발 물러섰다.
10일 이동걸 산은 회장은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32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대우조선 정상화 계획 설명회'를 마친 뒤 "국민연금이 제시한 전체적인 채무재조정 방안을 조정하면 중심이 흔들린다"며 "수은의 영구채 금리 인하, 회사채 투자자들에 우선 변제권 부여 등은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부분이다"고 선을 그었다.
국책은행의 추가감자와 사채권자 출자전환 비율 조정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 입장을 확실히 했다.
이 회장은 "최근 1년 동안의 상황을 보면 (감자로 인해) 국민의 혈세를 너무 많이 썼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기존 입장은 처음 나왔던 채무조정안을 지키겠다는 거였는데 결과적으로 두 가지 방안을 더 제시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산은 최고위급이 직접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나섰지만 기관투자자 쪽에선 팀장급 이하의 실무 직원들이 참가해 설명회가 무색해졌다.
대우조선의 채무 재조정 협조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에서도 강면욱 CIO 대신 실무진이 참석했다. 전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산은에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산은이 국민연금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대우조선이 P플랜에 돌입할 가능성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P(Pre-packaged Plan)플랜 준비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세부 서류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른 정부 부처들도 P플랜 돌입 시 부작용 방지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