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여의도 본점.
산업은행 여의도 본점.

산업은행이 채무재조정을 앞둔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 돌입을 불사하고 원칙대로 대처하겠다”고 10일 밝혔다. 국민연금 등 일부 기관 투자자의 채무조정안 수정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
이날 산은은 여의도 본점에서 대우조선 기관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32개 기관투자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설명회 이후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정용석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은 “국민연금 등 일부 회사채 투자자들이 요구한 산은의 추가 감자 및 일부 회사채 우선 상환 등의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부행장은 “채무조정은 투자자의 관점이 아니라 고통분담 차원에서 접근해야한다”며 전날 국민연금이 요구한 ▲4월도래 회사채 일부상환 또는 상환보증 ▲국책은행 추가감자 ▲출자전환 비율과 전환가액 조정 등에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설명회에선 기관투자자들이 가진 오해를 푸는데 주력했다”며 “소액주주까지 출자전환했고 산은과 수은이 대규모 신규자금 투입하는 상황에서 불공정한 우대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기관투자자들의 요구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산은이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의 요구에 수용불가 방침을 공식화 함에따라 대우조선해양은 P플랜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채무재조정의 키를 쥔 것으로 평가받는 국민연금은 빠르면 11일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이 사채권자 집회에서 반대입장을 밝힐 경우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은 사실상 실패한다.


산은은 채무재조정이 실패할 경우 즉시 P플랜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정 부행장은 “당국과 협의가 필요하지만 21일을 전후해서 즉각 P플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