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서비스를 시작한 케이뱅크 ATM에서 체크카드를 신청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구윤성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자금난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출범 3일 만에 가입자 수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으나 자본확충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3일 자본금 2500억원으로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2~3년 후 2500억원을 추가 증자할 계획을 세웠다. 이미 25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전산시스템, 인력구축에 투자해 지속적인 대출사업을 진행하려면 추가증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케이뱅크가 예상한 대출규모는 4000억원. 일단 출발은 좋았다. 출범 사흘 만에 대출승인 8021건, 대출금액 410억원을 판매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르면 두달 안에 목표대출액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주주의 증자참여 여부다. 케이뱅크의 주요주주인 우리은행이 금융지주사 전환작업에 나서면서 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
우리은행은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모바일뱅크인 위비뱅크를 독립법인으로 분류하는 작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은행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증권, 보험, 캐피탈 등 2금융사 구축이 필요한데 우리은행은 위비뱅크를 또 하나의 은행 혹은 모바일은행으로 분할하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은 인수합병(M&A)시장에서 새로운 매물을 인수할 경우 막대한 자본과 세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은행의 일부 사업부문을 독립하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위비뱅크가 독립하면 비대면채널에서 여수신거래와 금융투자, 송금까지 이뤄지는 온라인종합금융회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케이뱅크인 셈이다. 현재 위비뱅크 전산은 인터넷뱅킹시스템에서 독립해 독자플랫폼으로 구동 중이다. 따라서 위비뱅크가 하나의 법인으로서 영업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물론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작업을 추진하는 태스크포스(TF)팀은 아직 위비뱅크 분할과 관련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다만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의 증자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케이뱅크의 행보가 바빠졌다. 케이뱅크는 국회에 표류 중인 은산분리(산업자본이 은행 대주주가 되는 것을 금지하는 제도)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케이뱅크의 대주주는 KT지만 보유지분이 8%에 불과해 현행법상 케이뱅크가 2500억원 증자를 요청할 경우 200억원밖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케이뱅크의 건전성 유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의 평균 자기자본비율(BIS)은 14.92%다. BIS가 1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금융당국은 은행의 건전성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해 경영개선 권고조치를 내린다. 8% 미만을 기록하면 적기시정조치를 내린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출을 꾸준히 제공하려면 주주들과 증자를 협의해야 하는데 증자를 연내에 마무리하려면 시간이 부족하다”며 “은산분리 규제를 풀지 않는 한 건전성 위험은 늘 상존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