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P2P(개인간) 투자자가 늘고 있다. 10% 이상의 수익률을 자랑하고 이색상품도 속속 나오고 있어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다. 단, P2P대출상품은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투자 시 신중해야 한다. 또 전체 상품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담보대출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 부실률이 오를 수 있다.

23일 P2P업계에 따르면 한국P2P금융협회 40개 회원사가 실행한 누적 대출액은 지난달 말 기준 7344억원이다. 지난해 8월(2266억원) 이후 7개월 만에 3배 이상 늘어났다. 회원사가 40개사로 확정된 지난 2월(6275억원)과 비교해도 17.03%(1069억원) 올랐다. 여기에 P2P협회 비회원사 104개사까지 포함하면 P2P시장의 누적 대출액은 1조원이 넘는다.


P2P시장이 급성장을 거듭하는 건 저금리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P2P시장으로 옮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출자로선 제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고 투자자는 은행이나 저축은행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윈윈이다.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전체 P2P업체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달 말 기준 13.56%다.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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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대 겨냥한 이색상품 ‘눈길’

P2P투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P2P업계는 최근 이색 대출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P2P협회 회장사인 미드레이트는 수제맥주집에 투자하는 상품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해 10월 3억원 규모의 건대점에 이어 올 1월엔 8000만원의 노원점 모두 펀딩에 성공하고 지난달엔 5000만원의 수유점까지 상품으로 내놓았다. 만기는 3개 상품 모두 6개월이며 수익률은 건대점의 경우 연 10%, 나머지는 연 13%였다.
아이돌 공연에 투자하는 상품도 있다. 줌펀드는 지난 2월 남성 아이돌그룹의 동남아시아 공연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팬미팅 등 공연자금에 필요한 투자금 5억원을 모았다. 만기는 4개월, 수익률은 연 18%였다. 이밖에 피플펀드는 강남의 한 클럽의 카드매출을 담보로 한 투자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카드매출을 담보로 개인투자자들이 돈을 빌려주는 구조로 수익률은 연 12%였다.

이처럼 P2P업계의 이색상품 출시가 가능한 것은 P2P시장의 주고객이 20~40대의 젊은층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P2P업체 중 가장 먼저 누적투자액 1000억원을 돌파한 테라펀딩에 따르면 이 회사의 투자자 10명 중 8명 이상은 20~40대였다. 30대가 45.5%로 가장 많았으며 40대(25.6%), 20대(13.0%) 순이었다.


◆상당수 부동산대출… 합리적인 투자법은?

그러나 높은 수익률을 바라고 무작정 투자에 나서는 건 금물이다. P2P상품은 투자자 보호가 되지 않아 자칫 투자금을 모두 잃을 수도 있어서다. 특히 P2P대출액 가운데 상당부분이 부동산담보대출금인데 부동산경기가 하락하면 부실률이 오를 수 있다.

P2P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40개 회원사의 누적 부동산담보대출은 1620억원, 부동산파이낸싱(PF)대출은 2952억원이다. 전체 P2P 누적대출액(7344억원) 중 각각 22.06%, 40.2%에 달하는 비중이다.


P2P대출의 상당부분이 부동산담보대출로 실행되지만 부동산시장 둔화로 분양이나 임대가 안되면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 올해 주택시장은 가계부채와 금리인상 가능성, 주택공금 과잉, 정부규제 강화 등의 요인으로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부동산상품에 투자하기 전 사전 공부가 필수라고 말한다.

이승행 한국P2P금융협회장은 “투자 전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국내에서 부동산경기가 하락하더라도 30% 이상 빠진 적이 많지 않다”며 “LTV가 80%에 근접하다면 안전한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해당 상품이 선순위인지 후순위인지 등의 내용을 명확히 살피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전략을 펴야 한다"며 "같은 상품에 많이 투자하는 것보다 여러 상품에 분산투자하는 게 안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