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이 이어지며 보험업계에 실속바람이 분다. 대면상담과 불필요한 수수료를 없앤 온라인다이렉트보험이 보험시장에 가성비 열풍을 불러온 것. 보험사들은 경쟁적으로 월 보험료를 낮추거나 보장범위를 넓힌 온라인다이렉트 상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기름기 쏙 뺀 보험상품으로 소비자는 미소 짓고 보험사도 가입자를 늘릴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보험료 낮추고 보장 확대한 온라인보험 인기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보사의 온라인보험 판매금액(CM)은 지난해 92억6900만원으로 2011년 12억9800만원 대비 약 80억원 증가했다. 손보사는 2011년 약 3200억원에서 지난해 2조2000억원으로 판매금액이 2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판매종류도 다양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비대면채널을 통해 판매된 보험상품은 137종으로 전년 상반기(105종)보다 130% 늘었다. 판매건수 역시 330만9000건에서 381만3000건으로 15% 증가했고 금액은 1조3354억원에서 1조6940억으로 27% 늘었다.

전체 보험사 판매금액 중 대면영업과 텔레마케터(TM) 영업비중이 여전히 90% 이상을 차지하지만 간편함을 무기로 한 온라인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생·손보사의 모든 상품을 한곳에서 비교할 수 있는 ‘보험다모아’ 서비스는 2015년 11월 말 출범한 지 1년 만에 방문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온라인다이렉트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역시 상해보험이다. 최근 5년간 판매금액이 껑충 뛴 것에서 알 수 있듯 가격이 저렴하고 보험사별 보장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아 온라인다이렉트시장에서 각광받는다. 같은 이유로 온라인다이렉트시장 초기 가장 인기를 모은 것은 자동차보험이다. 

자동차보험은 보험사별 보장내용에 큰 차이가 없고 차를 소유하고 있다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이어서 가입이 간편한 다이렉트보험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엔 보험사별로 여행자보험, 유학보험, 펫보험 등 다양한 종류의 다이렉트보험이 등장했다.

이 중 온라인다이렉트시장에서 ‘핫’한 보험은 운전자보험이다. 지난달 MG손해보험은 깜짝 보험상품을 출시했다. 월 보험료를 2900원으로 낮춘 ‘초슬림’ 운전자보험을 출시한 것. 

보통 운전자보험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 교통사고 처리지원금이나 벌금, 자동차사고 변호사 선임비용 등 운전자의 형사적 책임 비용을 보장한다. MG손보의 경우 자동차보험에서 보상받을 수 없는 형사적 비용손해 관련 핵심 보장만을 담아 기존 상품의 25% 수준으로 보험료를 낮췄다. 

물론 이 상품은 삼성카드 고객을 위한 것으로 전체 소비자가 가입할 순 없지만 업계에서는 2000원대 보험상품이 나왔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업계 관계자는 “실속형보험은 수요가 워낙 높아 보험사별로 판매라인을 확충하는 분위기”라며 “특히 소비자들이 월 보험비용에 민감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보장범위를 갖춘 저가보험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현재는 철회했지만 월 2000원대 ‘미니 운전자보험’ 출시를 계획한 바 있다. 몇몇 세부적인 내용 탓에 백지화됐지만 보험사들이 저가 보험상품에 매력을 느끼는 만큼 앞으로 상품 출시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사들은 또 운전자보험의 병력심사기준을 완화하며 사실상 보험료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운전자보험은 상해보험으로 분류돼 그동안 전 고객의 병력 등이 인수심사 기준으로 활용됐다. 보험가입 시 간편심사가 도입된 상품은 가입이 간편한 만큼 보장범위가 넓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의 실속가입 트렌드를 고려해 보장을 넓히고 간편심사를 도입하는 추세다. 

실제로 손보사들은 까다로운 소비자 입맛에 맞춰 운전자보험에 한해 보험료를 낮추는 대신 간편심사플랜을 확대하고 보장범위까지 넓히는 전략을 활용 중이다.

이미 동부화재는 지난달부터 ‘참좋은 운전자보험’의 간편심사플랜을 확대키로 했고 자사 보험상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1% 보험료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현대해상도 자사 효자상품인 어린이보험과 연계해 운전자 보험 보험료 할인혜택을 제공하며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도 간편심사플랜 도입과 함께 보장을 확대해 사실상 보험료가 내려간 효과를 준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저가보험상품은 회사 수익성면에선 크게 메리트가 없다”며 “하지만 대면영업에 비해 민원 자체가 적고 소비자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또 해당고객을 자사 타 상품으로 연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약 많은 생명보험 가입은 주의해야

다이렉트보험은 가입이 간편하고 상대적으로 보험료도 저렴한 장점이 있지만 담보나 특약 등을 설정해야 하는 생보상품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소비자가 판단해야 할 것이 많은 보험은 다이렉트 가입이 오히려 불리하다”며 “보장성보험은 단순히 글만 읽고 이 특약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험다모아에서 가입할 때도 주의할 점이 있다. 보험다모아는 자신의 나이와 원하는 보장 수준을 입력하면 거의 모든 보험의 회사별 보험료를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명시된 보험료와 실제 청구되는 보험료가 다를 수 있다. 보험다모아를 통해 일부 보험사를 추려낸 뒤 실제 보험료는 해당 보험사 웹사이트에 접속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