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 배급량. 지난 19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주민들이 농사를 짓는 모습. /사진=뉴시스
북한 식량 배급량. 지난 19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주민들이 농사를 짓는 모습. /사진=뉴시스

북한이 식량 배급량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올해 밀·보리·감자 등 이모작 작물 수확량은 극심한 가뭄의 영향으로 이미 3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소리(VOA)는 25일(현지시간) 유엔의 발표를 인용해 북한 당국이 최근 식량 배급량을 주민 한 명당 하루 300g으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전날 공개한 '7월18~24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도주의 상황' 자료에서 북한 당국이 최근 식량 배급을 400g에서 300g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OCHA는 하루 배급량 300g은 북한 당국이 목표로 하는 573g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달 주민 한 명당 하루 400g의 식량을 배급했었다. 하지만 가뭄 등의 영향으로 이모작 작물 수확량이 감소해 이달 들어 300g으로 25% 정도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은 북한 당국이 발표한 자료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인공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의 올해 이모작 작물 수확량이 가뭄의 영향으로 30% 정도 줄어들었다고 추측했다.

FAO는 지난 20일 공개한 '북한 식량농업 세계정보 조기경보 체계 보고서'에서 이모작 작물이 전체 곡물 수확량의 10%에 불과하지만 5월부터 가을 추수 전 춘궁기 동안 중요한 식량 공급원이라며, 주민들이 식량 부족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식량 배급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최근 북한의 식량 사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권 원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식량 공급 사정은 아무리 계산해 봐도 좋은 것이 없다. 이모작 작황도 나빠졌고, 중국에서 유입되는 곡물 수입도 예전에 비해 원활하지 않다. 유엔 제재 국면도 피해 나갈 수 없다. 중국에서는 더 단속을 심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 수확할 때까지 식량 사정이 별로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