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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한 지붕 두 가족' OCI·한미약품… 이우현·임주현 부담만 줄여
②큰 그림 차근차근… OCI·한미약품 통합, 상속세 절감 꼼수?
③출발부터 불안한 OCI·한미약품 동맹… 순항 가능할까
①'한 지붕 두 가족' OCI·한미약품… 이우현·임주현 부담만 줄여
②큰 그림 차근차근… OCI·한미약품 통합, 상속세 절감 꼼수?
③출발부터 불안한 OCI·한미약품 동맹… 순항 가능할까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이 통합에 나선 것을 두고 상속세 절감을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미약품그룹은 OCI그룹의 유동성을 지원받아 상속세 재원을 마련했으며, 두 그룹의 다음 세대 승계자는 상속세 할증을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두 회사의 결합이 상속세 절감을 위한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은 OCI그룹과 통합으로 상속세 문제를 해소했다. 한미사이언스는 OCI홀딩스의 유상증자 참여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전망이다.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2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 주식 양수도 및 현물출자 계약, 신주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OCI홀딩스는 7703억원을 투입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중 약 2400억원은 한미사이언스, 약 2775억원은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등 오너 일가에 흘러간다.
한미약품그룹은 2020년 창업자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이 별세하면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내야 한다. 송 회장,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임주현 사장, 임종훈 사장은 1.5:1:1:1의 법정 상속 비율로 고 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9%를 상속받았다. 약 54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상속세가 부여됐고 연부연납제도를 통해 납부하고 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한미약품그룹의 오너 일가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환매조건부계약과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상속세를 마련해왔다. 송 회장과 세 자녀는 2021년 서울 잠실세무서에 상속세 납부를 조건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12.29%를 담보로 내놨다. 지난해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3132억원에 매각하기로 했으나 라데팡스가 매입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OCI-한미약품 그룹 통합, 다음 세대 상속 부담↓
두 그룹의 통합이 다음 세대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에 달하는데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주식을 상속받으면 할증이 적용돼 법정 세율이 최대 60%까지 오른다.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이 통합에 성공하면 다음 세대에 경영권을 승계할 때 상속세 할증이 적용되지 않는다. OCI홀딩스의 최대주주는 한미사이언스,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는 OCI홀딩스가 되기 때문이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자신의 지분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경영권을 공고히 하고 승계할 수 있다. 다음 세대 경영자가 상대 회사의 주식을 직접 매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세율 할증이 적용되지 않아 이우현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보유 중인 지분을 직접 상속하는 것도 부담이 덜하다.
시민단체는 두 그룹의 통합이 부의 대물림을 위한 신종 방식으로 본다. 상속세 할증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경영권 유지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총수일가가 비상장 관계사를 경영권 유지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총수일가는 적은 금액을 투자해 비상장사를 만들고 그룹은 이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성장시켰다. 일정 규모로 커지면 기업공개로 상장시킨 후 총수 일가는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이다. 매각 대금은 지주회사 등 주력 계열사 지분 매입 등에 쓰였고 총수일가는 큰 돈 없이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권오인 경실련 정책국장은 "이종 사업을 하는 두 그룹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 통합에 나섰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근거가 부족하다"며 "두 그룹의 통합은 상속을 위한 지배주주의 꼼수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한 결정을 내렸을 이사회가 충분히 일반주주의 입장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했는지 지배주주의 입김에 따라 결정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