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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순서
①30년 쓰면 뭐 하나… 집토끼 방치하는 통신 3사
②이통3사 영업익 3년연속 4조 돌파에도… 짠물 지원금 여전
③알뜰폰과 제4통신사… 다급해진 통신 3사
①30년 쓰면 뭐 하나… 집토끼 방치하는 통신 3사
②이통3사 영업익 3년연속 4조 돌파에도… 짠물 지원금 여전
③알뜰폰과 제4통신사… 다급해진 통신 3사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가 가시화되면서 파격적인 단말기 할인을 기대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정부의 의지가 반영돼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 알뜰폰 활성화 등이 시행돼 통신비 부담이 줄고 있지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만 바라본 고객들은 30년을 넘게 써도 체감할 만한 혜택이 드물다. 통신 3사도 삼성전자 신작 갤럭시S24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상향하는 등 새로운 고객 유치에만 힘을 쏟고 있다.
살림 책임졌지만 소외 당하는 '장기 우수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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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다수 등장하면서 전체적인 가계 통신비는 낮아지고 있지만 우수 장기고객은 소외감을 느낀다. 수십년째 한 통신사만 써온 충성 고객들을 위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통신 3사들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기는데 공을 세웠지만 과점 상태인 통신 시장에서 이들은 수익을 보장해주는 집토끼로 전락했다. 가장 실질적인 혜택인 '요금 할인'은 장기 고객들의 몫이 아니다. 신규 가입자와 동일하게 선택약정 등 보편적인 할인만 받을 수 있을 뿐이다.
통신 3사 가운데 장기 이용 고객에게 별도의 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제도는 SK텔레콤의 'T끼리온가족할인'이 유일하다. T끼리온가족할인은 가족 구성원의 휴대폰과 인터넷 회선 총 가입 연수를 더해 일정 기간 이상이 넘으면 휴대폰 요금을 할인해준다. 가입 회선 명의는 모두 달라야 하며 5회선까지만 결합할 수 있다.
합산 연수가 20년 미만이라면 할인을 한 푼도 받지 못하지만 20년 이상일 때는 10%, 30년을 넘으면 30%다. 'T끼리 요금제'나 '전국민 무한 요금제' 등 2015년 4월 이전 출시된 요금제를 쓴다면 ▲10년 미만 10% ▲20년 미만 20% ▲30년 미만 30% ▲30년 이상 50% 할인율이 적용된다. 기간을 산정할 때 월 단위는 산입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10년11개월 가입자와 9년10개월 가입자가 결합했을 때 총 연수는 20년9개월이지만 가입연수만 따져 19년으로 계산돼 요금 할인이 없다. TB끼리 온가족무료, TB끼리 온가족프리, 한가족할인 등 이미 다른 유형의 가족 할인을 받고 있다면 중복 적용은 안된다.
최소 2회선부터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근 늘고 있는 1인 가구는 '그림의 떡'이다. KT와 LG유플러스에선 이마저도 찾을 수 없다.
장기 고객을 위해 통신사들은 데이터·문화생활·멤버십 등을 챙겨준다. 이 같은 혜택은 부가서비스인 경우가 많아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디지털 기기 사용에 서툰 고객이나 잘 모르는 고객들은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60대 장기 이용자는 "내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있다는 것도 몰랐고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해 요금 할인이 아니면 굳이 찾아 쓰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TV까지 묶어 옮기기 힘든 장기 고객… 단통법 없어져도 변화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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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우수 고객들은 TV나 전화, 인터넷도 하나의 통신사로만 쓰는 경우가 많다. 결합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회선만이라도 다른 통신사 것을 쓰면 할인혜택이 사라지고 가구에 설치된 인터넷 회선과 셋톱박스 등의 반납 과정도 쉽지 않다. 사용하는 동안 기기가 더러워지거나 파손되는 사례도 많은데 이럴 때는 기기값을 변상해야 한다. 재약정을 하면 대부분의 경우 무료 교체가 가능하지만 이탈 고객은 아니다.
인터넷TV(IPTV), 인터넷 등을 재약정할 때도 제공 혜택을 자세히 안내하는 경우는 드물다. 해지한다고 해야 '해지방어'(기존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제공하는 혜택)에 나선다. 하지만 신규 가입자에 제공되는 혜택이 더 크다. 다른 통신사로 바꾸면 상품권을 받는 것은 기본이고, 통신 3사 외 인터넷 설치업체들로부터도 수십만원의 현금도 챙길 수 있다.
장기 고객 홀대론이 나오면서 통신 3사가 최근 관련 혜택을 조금 늘리긴 했지만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다른 장기 이용자는 "강산이 세 번 바뀔 만큼 오랜 기간 이용한 고객인데 체감할 만한 것이(혜택이) 없다"며 "1년도 채 안 된 가입자들과 별반 다를 게 없어 허탈하다"고 했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마케팅 경쟁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과점 구조가 견고한 상황에서 출혈 경쟁은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LG유플러스에게 통신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 KT가 승부수를 띄운다면 상황이 바뀔 것이란 시각은 있다.
전직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단통법이 사라진다고 해도 무리하게 마케팅 비용을 늘리진 않을 것"이라며 "만약 KT가 움직인다면 경쟁에 불이 붙을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에도 신규 가입자에 대한 전략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고 장기 고객을 위한 파격적인 혜택은 등장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