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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막을 내린 지난해 서울 오피스 시장은 그야말로 임대인이 '갑'이었다는 평가다. 공급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임대차 경쟁이 심화되며 인센티브로 제공되던 무상임대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공실 대란을 겪는 임차인 사이 임대료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20일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오피스 평균 명목임대료가 전년 대비 8.8% 올랐다. 역대 최대 상승률이다. 명목임대료란 무상임대 등을 고려하지 않은 계약서상 임대료를 말한다.
오피스 평균 실질임대료(명목 임대료에 무상임대 기간을 적용한 금액) 역시 15.1%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며 서울 오피스 시장의 임대료 상승을 이어갔다. 여의도 권역(여의도·마포)에서 장기간 공실이 없었던 자산에서 공실이 발생하면서 임대료 상승을 견인했다. 제한적인 공급과 임대차 경쟁 심화로 임대료 상승과 함께 주요 업무권역 전체에서 무상임대기간이 축소됐다. 추가적인 인센티브 축소폭이 점차 줄어들며 임대인의 공격적인 명목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4분기 오피스 평균 명목임대료는 ㎡당 3만4472원으로 전 분기 대비 1.6% 올랐다. 평균 실질임대료는 직전 분기보다 2.6% 상승한 ㎡당 3만2156원을 기록했다. 공실률은 1.5%로 전 분기 대비 0.2% 하락했다. 강남 권역(강남·서초)이 0.7%로 가장 낮았고 도심 권역(종로·중구) 1.1%, 여의도 권역 3.6%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서울 오피스 임대차 거래의 61%는 도심 권역에서 이뤄졌다. 삼성물산의 통합 이전, 에스엠코어와 한국 폴리아세탈 등의 FTQ(Flight to quality, 안전 자산 선호) 이전 계약 체결이 진행되면서 공실률 하락에 기여했다. 강남 권역에선 GT타워 이전과 노타, 에이스에쿼티의 파르나스타워 이전 계약 체결 등이 이어지며 견고한 수요를 입증했다. 여의도 권역에서는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사 티오더가 파크원 타워2 입주를 완료했고, 대륜법무법인의 사무공간 확장과 메리츠자산운용의 IFC 이전 계약 체결 등의 임대차 활동이 지속됐다.
지난해 서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총 거래 규모는 14조8065억원이다. 물류를 제외한 전 섹터에서 거래 규모가 감소하면서 전년 대비 20% 하락했다. 물류 시장의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한 동시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4조7106억원이었지만 고금리에 따른 유동성 제한이 지속되면서 오피스와 리테일 시장의 몸집은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서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 규모는 3조48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오피스 자산의 거래 규모는 약 2조1551억원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물류 시장은 약 8582억원, 리테일은 지난 분기 대비 소폭 감소한 4220억원의 규모를 각각 드러냈다.
최수혜 CBRE 코리아 리서치 총괄 이사는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지속되는 고금리로 인한 유동성 제한과 매도자·매수자 간 기대 가격 격차가 지속되면서 거래 규모는 다소 축소됐다"며 "올해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국내 오피스 시장의 견고한 시장 수요, 점차 회복하고 있는 리테일과 안정화되고 있는 물류 시장 등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