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루시타니아호(출처: Norman Wilkinson, 삽화(1915), The Illustrated London News,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침몰하는 루시타니아호(출처: Norman Wilkinson, 삽화(1915), The Illustrated London News,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15년 5월 7일, 영국의 호화여객선 루시타니아호가 독일 잠수함이 공격을 받아 격침됐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중립을 지키던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다.

RMS 루시타니아호는 영국 큐나드 라인에서 운영하던 세계 최대급의 여객선이었다. 1907년 첫 항해를 시작해 뉴욕과 리버풀 간 대서양 횡단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건 발생 당일은 202번째 대서양 횡단 항해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배가 아일랜드 남부 해안으로 진입했을 때 독일 잠수함 U-20이 어뢰 공격을 가했다. 독일은 연합국과 중립국 상선들을 경고 없이 공격하는 무제한 잠수함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 루시타니아호는 어뢰를 맞은 지 18분 만에 침몰했다. 총 1957명의 승객과 승무원 중 1198명이 사망했는데, 희생자 중에는 미국 시민 128명도 포함돼 있었다.

루시타니아호 침몰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일반 승객을 태운 비무장 여객선이 군사적 목적의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유래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무고한 자국민을 잃은 미국은 독일에 대한 분노 기류가 형성됐다. 결국 미국 내에서 참전 여론이 높아져 2년 후인 1917년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은 독일에 선전포고하게 됐다.

루시타니아호 침몰 사건은 오늘날까지도 논쟁의 여지가 남아 있다. 일각에선 루시타니아호가 군수물자를 운반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격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미국의 참전을 원했던 영국이 루시타니아호의 침몰을 사실상 방조했다는 근거 없는 소문까지 돌았다.


루시타니아호 침몰 사건은 해상안전 및 국제법에 대한 중요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이 사건은 전쟁을 관망하던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 참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미국은 독일이 속한 동맹국에 맞서 연합국(영·프·러) 편에 섰고,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후 미국은 국제사회의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