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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며 진화율이 70%에 머물고 있다. 불길은 인근 하동군까지 번지며 피해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소방과 산림당국은 헬기 36대와 지상 인력 2300여 명을 투입해 오전 중 주불 진화를 목표로 총력 대응에 나섰다.
24일 오전 6시 기준 산불 진화율은 70%로 전날 오후 9시와 동일하다. 야간 강풍으로 화선이 일부 확산되며 전체 화선은 48km, 산불 영향 구역은 1464ha로 전날보다 각각 3km, 85ha 증가했다. 남은 불길은 약 14.5km에 이른다.
산불은 지난 21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후 사흘 만에 인접한 하동군 옥종면으로까지 번졌고, 당국은 하동 지역에 헬기를 집중 투입해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24일 새벽 산청 지역에는 비가 내렸지만 강우량이 0.1mm 이하로 진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다만 건조한 지면을 살짝 적시고 공기 중 습도를 높인 효과는 일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연무가 걷힌 이날 아침부터 당국은 일출과 동시에 진화 헬기 36대를 산불 현장에 일제히 띄웠다. 공중진화대, 특수진화대, 광역진화대와 소방·군 인력 등 2341명이 지상에서 민가 및 주요 시설로의 확산을 막고 있다.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오전 9시 산불 현장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산청 산불은 상당 부분 진화됐으나 불길이 하동으로 확산됨에 따라, 오늘 오전이 사실상 최대 고비"라며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주불을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총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진화작업 중 사고를 당한 공무원 및 진화요원으로 확인됐다.
재산 피해도 막대하다. 주택 16곳, 공장 2곳, 창고 9곳, 사찰 2곳 등 총 46곳이 불에 탔다. 주민 피해도 속출해 산청군 344명, 하동군 119명 등 589명이 인근 대피소 17곳으로 긴급 대피했다.
박 부지사는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하며 도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최근 몇 년 사이 경남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중 인명·재산 피해 모두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당국은 산불 원인에 대해서도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