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대한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텅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수입차 관세 부과 포고문에 서명한 후 해당 문서를 기자들에게 보여준 모습.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대한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텅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수입차 관세 부과 포고문에 서명한 후 해당 문서를 기자들에게 보여준 모습.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했다. 미국 내 자동차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선 복잡해진 공급망으로 '미국산 차'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져 업계에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뉴시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해외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와 경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해당안은 다음달 2일 발효된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준수하는 자동차 부품에는 무관세가 유지된다.


백악관은 수입산 자동차뿐만 아니라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 부품, 전장 부품 등 주요 부품에도 25%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추후 관세 적용 품목을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백악관은 이번 관세 부과로 연간 1000억달러(약 146조5600억원)의 추가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부과로 미국에 더 많은 공장이 문을 열게 되고 미국, 캐나다, 멕시코 전역에서 자동차 부품과 완성차가 생산되는 '터무니없는 공급망'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미국 내 자동차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6일 AP 통신에 따르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 메리 러블리는 "이번 관세 부과로 이미 평균 가격이 약 4만9000달러(약 7182만원)인 미국 신차 시장에서 훨씬 더 높은 차량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종류의 세금은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에게 더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미국 내 자동차 시장이 오히려 경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26일 제너럴 모터스 주가는 약 3% 하락했다. 지프와 크라이슬러를 소유한 스텔란티스 주가도 약 3.6% 하락했다.
미국산 자동차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27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산 자동차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27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아울러 '미국산 자동차'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복잡한 공급망을 구축했다. 제조업체들은 북미 여러 자동차 공장에 대형 엔진, 변속기, 시트, 계기판, 전자기기 등 부품을 대량 공급할 수 있도록 대규모 공장을 운영했다.


사례로 제너럴모터스(GM)의 2024 쉐보레 블레이저의 엔진과 변속기는 미국에서 생산되지만 조립은 멕시코 공장에서 한다. 닛산 알티마 세단의 터보차저 2리터 엔진은 일본, 변속기는 캐나다 공장에서 생산되지만 조립은 미국 테네시와 미시시피에서 이뤄진다.

이같은 미국산 자동차 기준의 모호함이 업계에 불안감을 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지난달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솔직히 말해 멕시코와 캐나다 국경에 걸쳐 25% 관세가 부과된다면 미국 산업계에 상상할 수 없는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