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되는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 이태원 앞에서 한국노총금속노련 고려아연 노조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관계자들이 MBK파트너스를 규탄하고 있다. / 사진=이한듬 기자
29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되는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 이태원 앞에서 한국노총금속노련 고려아연 노조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관계자들이 MBK파트너스를 규탄하고 있다. / 사진=이한듬 기자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개회가 지연되고 있다. 중복 위임장 확인 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상호주 제한을 위해 고의로 개회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28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 이태원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50분 이상 흐른 오전 9시53분 현재까지도 열리지 않고 있다.


중복 위임장이 많아 확인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려아연과 MBK·영풍은 이번 주총을 앞두고 상대방이 의결권을 확보한 주주에게도 재위임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복 위임장 문제로 주총이 지연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지난 1월23일 진행된 임시 주총도 중복 위임장 집계 절차 지연으로 당초 오전 9시 예정됐던 개회가 5시간 후인 오후 2시 이후로 미뤄진 바 있다.

반면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이 고의로 주총 개회를 지연시키는 것이라고 의심한다. MBK 관계자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내부거래를 통해 선메탈홀딩스(SMH)의 영풍 지분 늘리려 고려아연 정기주총 고의 지연 시키고 있다"며 "영풍의 주식 배당으로 상호주 구조가 해소된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상호주 외관을 다시 작출하기 위해 주주총회 개회를 고의로 지연하고 있다"고 밝혔다.


SMH는 지난 12일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한 영풍 지분 10.3%를 현물 배당받아 상호주 관계를 형성했다. 상법 369조 3항은 자회사가 모회사 지분을 10% 이상 취득하면 모회사가 의결권을 상실하는 상호주 제한을 규정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려는 목적이다.

MBK와 영풍은 의결권 행사를 위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지난 27일 이를 기각했고, 이번 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은 제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영풍은 같은날 저녁 열린 정기 주총에서 1주당 0.04주의 주식배당을 결의, SMH의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낮춰 상호주 관계를 해소하는 방식으로 맞불을 놨다. 이를 고려아연 측이 다시 무력화하기 위해 주총을 고의 지연시키고 있다는 게 MBK·영풍의 주장이다.

MBK 관계자는 "28일 오전 4시부터 영풍·MBK와 최윤범 회장 측 간 대리인들이 오늘 정기주총 9시 개회를 위해 사전 준비하고자 했으나 고려아연 측 대리인 미참 및 시스템 정비 등 각종 핑계로 지연됐다"며 "영풍정밀 등 내부자로부터 페이퍼컴퍼니인 SMH로 주식을 양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벌고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양측이 의결권 제한을 놓고 팽팽하게 맞섬에 따라 고려아연의 정기 주총은 시작도 전부터 파행을 빚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