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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에 위치한 넷마블 사옥 '지타워'에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열었다. 지난 3월5일 개관한 '넷마블게임박물관'은 단순히 기업의 홍보관을 넘어 게임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되살려 세대 간 소통까지 책임질 예정이다.
지타워 엘리베이터를 타고 박물관 입구에 도착하면 고대부터 시작된 게임의 산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석기시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행동이 점차 시간이 지나 놀이로, 이제는 하나의 문화가 돼 버린 현재를 보여준다. 입구에는 50년전 기기 부터 최근 게임기와 게임들이 주요 소장품이 진열돼 있다. 게임의 시작을 열었던 기기들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면서 기술 발전의 속도를 느낄 수 있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은 단순히 수집품 나열에 그치지 않는다. 전시 공간은 ▲게임 역사 ▲게임 세상 ▲게임 문화 등 3가지 테마로 나뉘며 각각의 공간은 게임을 단지 '놀이'가 아닌 '문화 콘텐츠'로서 재조명하고 있다. 게임 역사에서는 국내외 게임 산업의 변천사를 다룬다. 한쪽 벽면에는 80년대와 90년대 PC 패키지 게임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추억의 '슈퍼마리오', '스타크래프트' 등 그 시절 감성을 담아냈다.
게임 세상은 보다 흥미롭다. 이곳은 관람객들이 실제로 게임 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체험형 전시 공간으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게임 직업을 알아보는 인터랙티브 체험부터 나만의 게임 캐릭터를 생성해보는 코너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돼 있다. 시대별 게임 음악이 울려 퍼지는 공간에서는 음악으로 과거를 회상할 수 있었다.
게임 문화관은 보다 연구적이다. 다양한 게임 서적과 디지털 아카이브를 열람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 고전 게임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플레이 컬렉션'으로 구성됐다. 간단한 조작을 통해 누구나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의 문화적 가치 설파… 게임으로 하나되는 부모와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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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박물관 개관의 배경에는 '게임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시키겠다는 넷마블의 철학이 담겨 있다. 김성철 넷마블문화재단 대표는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짚어보고 가치를 높이고자 이러한 박물관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2014년부터 내부적으로 '게임 홍보관'이라도 만들자는 고민이 있었다"고도 했다.
박물관 내 전시품 2100여 점 중 약 700점은 일반 시민과 사내 직원의 기증으로 모아졌다. 단순히 기업이 만든 공간이 아닌 공동의 기억과 애정을 담은 '커뮤니티 박물관'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넷마블은 향후에도 시대적 의미를 지닌 게임 기기 및 콘텐츠를 지속해서 수집할 계획이다.
첫 번째 기획전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도 주목된다. 넷마블 관계자는 "한국 게임산업이 PC게임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기획 과정에서 한국 게임의 자료와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더욱 실감한 만큼 앞으로 PC게임 부분을 더 보완하겠다는 복안이다. 전시 주제 역시 게임과 스포츠, 게임과 예술 등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전했다.
게임은 그동안 수많은 편견과 오해를 감내해왔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은 세대 간 게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길할 전망이다. 넷마블에 따르면 대략 50년전 기기 부터 최근 게임기와 게임들이 주요 소장품으로 전시되고 있는데 각자 자기 세대의 추억을 얘기하면서도 부모와 자녀가 서로 질문을 주고 받는 모습이 목격된다.
앞으로 관람객 소비 동향을 파악해 미니게임기, 캐릭터 상품 등 관람객들이 박물관 경험을 즐겁게 가져갈 수 있는 아트상품을 보완하여 구성하고 전시와 관련된 굿즈, 게임관련 도서도 함께 판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