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위크 류승희 기자
사진=머니위크 류승희 기자
밸류 업(Value Up) 기업. 말 그대로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을 주 업무로 하는 기업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노먼그룹㈜은 한국 최초의 종합 밸류 업 기업을 지향한다. 사모펀드(PEF)가 기업을 인수해 3~5년 동안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후 되파는 과정에 참여하는 게 밸류업 기업들의 핵심 업무. 그 중에서도 노먼그룹은 단순히 기업의 생산과 구매, 마케팅 단계에서만 관여하지 않고 기업전략, 인사조직 및 프로세스 등 경영관리 시스템까지 케어하는 원스톱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아직은 밸류 업 전문기업이 많지 않아요. 해외에서는 밸류 업보다는 ‘턴 어라운드’(Turn Around)의 개념으로 불리는데 북미지역에서는 이와 관련된 시장이 이미 30년 전에 열렸습니다. 그에 반해 국내는 이제 막 활성화 단계에 불과하죠.”

이 회사 송영우 대표(45)는 기업컨설팅 업무에만 18년을 몸담고 세계적인 컨설팅사인 에이티커니(A.T. Kearney)와 아서디리틀(Arthur D. Little)에서 글로벌 파트너까지 역임한 경영컨설팅 업계의 베테랑이다. 그런 그가 국내에선 생소한 밸류 업 전문기업을 설립하게 된 배경에는 사모펀드의 활성화와 관계가 깊다.

국내 사모펀드시장이 태동된 것은 지난 1998년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이 제정되면서부터. 이후 2004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이 마련되면서 제도적 기틀이 세워졌다.

“사모펀드의 운용기간을 통상 7~10년으로 보는데 2004년도를 시작점으로 보면 2014년이 사모펀드의 ‘실행’ 한주기가 돈 시기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이제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들에 대한 밸류 업 작업이 활성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봤습니다.”

사실 사모펀드는 기업시장에선 ‘사냥꾼’ 이미지가 짙다. 기업인수의 주 목적이 피인수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려 큰 차익을 남기고 되파는데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 대표는 사모펀드에 매각된 기업이 예전보다 몸집이 커지고 시장에서 가치가 상승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신의 일은 그만큼 기업시장에서 의미가 있다는 데 자부심을 갖는다.

실제 전기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모 업체를 대상으로 노먼그룹이 밸류 업 작업을 벌인 결과, 해당기업은 컨설팅 서비스를 받은 2년간 총 79억4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했고 재무지표에 있어서도 영업이익률이 2년전보다 2.2% 포인트나 상승했다.

노먼그룹의 밸류 업 작업은 크게 ‘진단-실행-성과’의 과정을 거친다. 우선 사모펀드에 피인수된 기업이 어떤 부분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진단하는 작업을 벌이는데 해당 과제를 실행했을 때 예상되는 성과수치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뽑아낸다. 이같은 진단이 끝나면 사모펀드 측과 협의해 과제를 최종 결정하고 밸류 업 작업을 진행한다. 밸류 업 작업은 짧으면 4주안에 성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통상 3~6개월, 최근에는 1년 이상 장기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인류 최초 해시계의 이름이자 해시계의 바늘 부분을 가리키는 말인 ‘노먼’(Gnomon). 송 대표가 꿈꾸는 노먼그룹도 밸류 업 과정을 통해 기업이 나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일일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