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세계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는 건 페이스북이지만 원조는 트위터다. SNS 1세대인 트위터가 탄생한지 올해로 10년째다. 2006년 잭 도시가 에반 윌리엄스, 노아 글라스, 비즈 스톤 등과 함께 공동으로 창업했다.
서비스가 시작되던 당시엔 스마트폰이 아닌 PC를 통해 트위터가 사용됐으며 트위터(Twitter)를 ‘twttr’로 불렀다. 트위터의 특별한 점은 ‘대중을 위해 대중에 의해 만들어진’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공동창업자 비즈 스톤은 외신에서 “트위터의 기초 개념은 단순한 것”이라며 “개인이 다수의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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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비즈 스톤이 트위터의 가치를 깨달은 계기는 2006년 후반 트윗이 지진을 예측했을 때였다. 멀리 떨어진 산호세의 지진에 대한 트윗을 봤는데 몇초 뒤 샌프란시스코의 땅이 흔들렸다. 비즈 스톤은 “트윗이 지진보다 빨랐다”고 말했다. 2011년 버지니아에서 일어난 지진도 같은 현상이 관찰돼 화제가 됐다.
◆트위터 스타부터 방송 홍보까지
우리나라에선 2011년 공식 한글서비스가 시작돼 보다 쉽게 트위터를 이용했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트위터 열풍이 불면서 유명인들은 대중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트위터를 사용했고 소설가 이외수, 방송인 김제동 등 ‘트위터 스타’가 떴다.
회사 제품과 방송프로그램을 알리는 데도 트위터가 활용됐다. 기업은 SNS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소비자 참여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전개했으며 방송국은 시청자의 사연과 제보를 SNS로 실시간 주고받는 생동감 있는 방송을 진행했다.
아디다스코리아가 2013년 11월 트위터 광고를 내보내면서 공식적인 광고수단으로도 자리매김했다. 선거를 치를 때 국민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유권자들이 자발적으로 투표인증샷을 웹상에 올린 것도 트위터가 만든 문화다.
선거관리위원회는 2012년부터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그해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트위터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들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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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YG엔터테이먼트 |
지난 10년간 트위터상에 등장한 숱한 이슈 중 전세계적으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2012년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을 처음 발표한 트윗을 들 수 있다. 또 2013년 보스턴마라톤 폭발사건 당시 ‘#BostonStrong’과 2015년 파리 테러 발생 시 ‘#PrayForParis’ 해시태그 애도 물결 등도 꼽힌다. 우리나라에서 트위터 영향력이 돋보인 대표적 사례는 2012년 팔로워 3만명을 보유한 2NE1의 한 팬이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링크를 트윗해 전세계로 입소문이 퍼져 유튜브 25억뷰 대기록을 달성한 걸 들 수 있다.
◆전세계 비로그인 방문자 5억명
트위터서비스는 140자 이내의 단문만 남길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짧게 트윗한 것을 여러 사람에게 리트윗하며 빠르게 전달하는 구조다. 따라서 어떤 말이든 빠르고 편리하게 확산시키기에 유리하다. 트위터 공동창립자 비즈 스톤은 140자로 제한된 글자로 표현할 경우 짧은 글 안에 자신의 생각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창의력이 높아진다는 견해를 밝혔다.
트위터에서 짧은 글을 쓰다 보면 재미있는 표현이 나와 이용자의 흥미를 높인다. 그러나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제한된 글자 수를 불편해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용자가 자신의 생각을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트위터의 정체성인 ‘140자 제한’을 폐지하고 최대 1만자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얘기가 지난해부터 흘러나왔다.
그러나 지난 3월18일 미국 TV프로그램 ‘투데이쇼’에 출연한 CEO 잭 도시는 “140자는 좋은 제약으로 지금 느끼는 것을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며 “트위터에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140자 제한을 폐지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타임라인에서는 140자만 보이더라도 ‘더보기’를 누르면 펼쳐지게 할 것이라는 보도가 뒤를 잇기도 했다.
트위터는 점점 어려워지는 경영환경에 대응, 타임라인에 구매할 수 있는 트윗을 랜덤으로 보여주고 ‘구매’ 버튼을 누르면 전자상거래서비스가 시작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예전에는 서로 팔로우한 경우에만 쪽지를 주고받을 수 있었지만 누구에게나 쪽지를 보낼 수 있고 비공개 단체 대화도 쉽게 하도록 개편했다. 로그인 없이 트위터를 방문하는 이용자가 전세계 5억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해 로그인하지 않아도 트위터 홈페이지의 인기 트윗 콘텐츠를 보고 즐기도록 개편하고 동영상서비스도 강화했다.
지난해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페리스코프를 인수해 업그레이드한 동영상 뷰가 전년 대비 220배나 늘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을 팔로워와 실시간 공유하고 영상저장, 재시청 등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새로운 편집기능으로 위치기반 필터를 제공해 특정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이와 관련된 사진과 동영상 등을 볼 수 있게 했다.
위치정보 제공에 동의하고 트윗을 올리면 위치기반 필터가 자동으로 적용돼 이벤트 현장의 중계가 가능하다. 이런 기능은 스냅챗의 라이브스토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음에도 새로운 기능과 특징을 가진 SNS가 생겨나면서 트위터의 위상이 위협을 받게 됐다.
페이스북, 구글플러스를 비롯해 인스타그램(instagram), 레딧(reddit), 링크드인(Linked in), 텐센트웨이보(Tencent Weibo), 스냅챗(Snapchat), 텀블러(Tumblr) 등 신흥 SNS가 세대교체의 바람을 타고 있다.
◆주가 4분의1토막 줄었지만…
트위터의 월간 총 이용자 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3억500만명으로 전 분기(3억700만명) 대비 정체상태다. 페이스북의 사용자 수 15억9000만명과 비교하면 5분의1 수준이다. 한때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양대 SNS로 인기를 누리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실제 트위터는 2013년 11월 뉴욕증시에 주당 26달러에 상장해 73.31달러까지 올라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2014년 1월3일 69달러이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4월11일 16.66달러까지 내려왔다. 임원 다수가 사임하고 떠나면서 회사 내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반면 페이스북의 주가는 2014년 1월3일 54.56달러에서 꾸준히 상승해 지난 4월11일에는 110.03달러까지 올랐다. 2014년 초 이후 트위터 주가는 4분의1 토막 난 반면 페이스북 주가는 2배가 된 것이다.
하지만 트위터의 앞날이 어둡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 지난해 4분기 트위터의 매출액은 7억1047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했다. 새로운 광고플랫폼을 글로벌 론칭한 후 광고수익이 크게 늘어 매출액이 대폭 성장한 것이다. 트위터플랫폼 밖에 있는 이용자에게도 광고가 가능해졌고 클릭 수를 측정해 광고효과를 알 수 있게 한 점이 광고주 증가비결로 평가된다. 트위터 사용자의 79%는 미국 이외 지역 거주인들이고 연령대별로는 10대 후반 청소년과 40~50대 이상의 중년층이 많아 이들을 겨냥하는 광고에 적합할 수도 있다.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났던 잭 도시는 지난해 7년 만에 다시 CEO직에 복귀해 트위터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 마케팅 임원을 선임하고 인력을 감축했다. 소비자와 광고주에게 트위터의 실용적인 측면을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트위터는 뉴스, 스포츠, 문화, 예술 등 여러 분야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경험이 사용자 사이에 실시간 공유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잭 도시는 트위터를 “우리 시대 가장 획기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라며 “‘표현의 자유와 권력에 대항해 진실을 발언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표방하는 소셜미디어”라고 설명했다.
트위터의 속보성과 확산성은 트위터가 공익적인 방향으로 사용될 때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재난 발생 시 목격자들이 트위터로 재난상황을 알리고 적절한 대응과 구조작업을 할 수 있게 만들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일반인으로서 여러 사람 앞에서 얘기할 기회가 없을 때 사회에 꼭 필요한 발언을 할 수 있는 1인 미디어로서 활용하기에도 적합하다.
다만 근거 없는 루머나 타인에게 부당한 해를 입히는 이야기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전파되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익명성을 악용해 다른 이용자를 공격하는 게시글을 트위터 측에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에 이용자 수가 정체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트위터 측은 불건전 계정과 트윗을 감지하는 기술로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NS에서 긍정적이고 건전한 소통이 이뤄지고 바람직한 콘텐츠 및 문화가 확립되기 위해 이용자들의 의식도 중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