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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전 수석.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59)이 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전 전 수석은 이날 오후 1시57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GS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건넨 기부금의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해 조사받기 위해서다.
그는 'GS·롯데홈쇼핑으로부터 기부금이나 후원금을 요구한 것이 상식적인 조언이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고 모르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전 전 수석은 'GS홈쇼핑 관계자와 만난 후 후원금이 들어왔다는 의혹도 부인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이와 관련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상황이니까 검찰에 들어가서 충분히 설명을 듣고 (검찰의) 의문과 오해를 해명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에 두 번째 소환된 심경이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e스포츠 산업 분야에 대해 저는 일찍부터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해왔다. 중국이 턱밑까지 쫓아오는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상식적으로 조언했다"며 "앞으로도 똑같은 기회가 있다면 똑같은 조언을 할 예정"이라고 역설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지난달 20일 전 전 수석을 소환해 조사한 뒤 이틀 뒤인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제3자뇌물),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그러나 "범행관여 여부와 범위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고, 그 직후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재청구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e스포츠협회에 불법으로 돈을 기부한 의혹이 있는 GS홈쇼핑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전 전 수석은 2013년 허태수 GS홈쇼핑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 철회한 바 있는데,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전 전 수석이 금품을 요구했고 GS홈쇼핑이 승낙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GS홈쇼핑은 롯데홈쇼핑과 유사한 방법으로 e스포츠협회에 약 1억50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에 대한 최초 구속영장 청구 당시 롯데홈쇼핑이 협회에 후원금으로 건넨 3억3000만원을 뇌물로 판단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당시 방송 사업 재승인을 앞둔 상황이었고 전 전 수석은 재승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었다는 점에서 선의가 아닌 대가성으로 의심했다.
검찰은 허 대표 등 GS·롯데홈쇼핑 관계자들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검찰은 이날 재소환 조사를 바탕으로 전 전 수석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