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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진다. 최근 범용 메모리 수요 부진으로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치며 '반도체의 겨울'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지만 SK하이닉스는 탄탄한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를 바탕으로 홀로 독주체제를 이어갔을 것이란 관측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달 24일 올해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8조382억원, 영업이익 6조7644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98.9% 오르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분기로도 매출은 9.8% 늘고 영업이익은 23.7% 급증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이례적으로 반도체 부문 대표이사가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지난 8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17.2% 늘고 영업이익은 274.5% 급증했으나 직전분기에 비해선 매출은 6.7%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2.8% 하락했다. 시장의 전망치도 크게 밑돌았다. 당초 삼성전자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80조9003억원, 영업이익 10조7717억원이었다.
AI·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견조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HBM 납품이 지연되면서 실적이 부진했고 스마트폰과 PC 등 범용 메모리 판매가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장이 주목한 것은 AI·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견조하다는 것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으로 일반 D램보다 5배 이상 비싼 고부가 메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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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후 5세대(HBM3E)까지 혁신을 거쳐오는 동안 선두를 달리고 있다. D램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AI향 메모리 수요 증가의 수혜를 톡톡히 보며 SK하아닉스 홀로 실적이 크게 상승했을 것이란 예상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원 안팎으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7조원, 상상인증권 6조9676억원, IBK투자증권 6조8200억원 등이다.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 등이 HBM3E 제품을 개발해 SK하이닉스의 뒤를 바짝 쫓고 있지만 오히려 SK하이닉스의 독주 체제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5세대 HBM인 HBM3E 8단을 엔비디아에 납품한 데 이어 오는 4분기 12단도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와 내년에도 SK하이닉스의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에프앤에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4분기 7조964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올해 연간으로는 23조83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뒤 내년에는 34조54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HBM3E 8단·12단 양산 본격화에 따라 시장 내 기술 리더십과 가장 높은 수율을 확보한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속도가 차별화될 전망"이라며 "내년 글로벌 HBM 비트 출하량은 24억2000만GB로 추정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54%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AI 서버 투자 및 HBM 성장 속도 둔화를 고려하더라도 SK하이닉스의 2025년 실적 개선에는 우려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SK하이닉스는 빗그로스, 평균판매가격(ASP)에 있어서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돼 있고 이같은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