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당초 예고한 날보다 하루 늦춘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13일 오전 특검 소환조사를 받고 귀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검이 4일간 장고 끝에 결정을 내리는 셈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지난 15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경제적 충격을 포함해 여러 사항을 고려한 뒤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사안이 복잡하고 중대한 점을 고려해 내일(16일) 브리핑 이전에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특검 소환조사를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특검 소환조사를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특검팀은 이날 이 부회장을 비롯해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 장충기 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등 이번 게이트에 연루된 삼성 고위 임원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도 함께 결정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재계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한국의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총수로 국제적 위상이나 경제적 영향력이 크고 회사를 버리고 도주할 우려가 없는 만큼 특검팀이 굳이 구속기소 가능성을 내비치며 시간을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삼성은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부터 경영 일정이 정지됐다. 사장단 및 임원 정기인사가 미뤄지며 2017 경영계획 확정도 지연되고 있으며 대내외 행사도 줄줄이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뇌물공여 혐의 적용이 관건인데 뇌물죄는 준 쪽보다 받은 쪽의 죄가 훨씬 더 무겁다”며 “뇌물을 강요한 주요 대상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수사조차 하지 않고 준 쪽만 구속 기소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